한 해 최고의 혼인 길일인 5월 20일을 맞아 중국 전역에서 혼인 신고를 하려는 커플들이 쇄도하고 있다.
펑파이신문 등 현지 매체들 보도에 따르면 이날 각 지역 민정국의 혼인 신고 접수 센터는 이른 새벽부터 예비부부들이 몰려 긴 행렬을 이뤘다. 일부 지역에서는 접수 센터 앞에서 전날 밤 의자와 이불까지 챙겨 장사진을 이루며 밤을 새우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각 지역 민정국은 혼잡을 막기 위해 한 달 전부터 온라인 예약을 받았으며, 이날 모든 행정 인력이 출근하고 접수창구를 대폭 늘려 혼인 신고를 받았다.
이날 웨이보와 위챗 등 소셜미디어(SNS)에는 줄을 서서 대기하는 모습이나 혼인 신고를 마친 인증 샷이 잇따라 올라왔다.
중국인들이 5월 20일을 최고의 혼인 길일로 꼽으며 결혼을 약속하고도 기다렸다 이날 혼인 신고를 하는 이유는 '520'의 중국어 발음이 '나는 너를 사랑해'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숫자에 각별하게 의미를 부여하는 중국인들은 이런 날을 잡아 혼인 신고를 한다.
사랑과 동음이의어로 여겨지는 '2'가 여섯 번 들어간 날이자, 음력 호랑이해의 22번째 날이었던 작년 2월 22일에도 중국 전역에서 혼인 신고가 폭주했다.
당시 코로나19가 확산하고 방역도 엄격했지만, 혼인 행렬을 막지는 못했다.
그러나 작년 3월부터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곳곳에 봉쇄령이 내려지고, 외출도 엄격히 통제되자 작년 5월 20일에 혼인 신고가 어렵게 되자 해를 넘겨 이날 접수한 커플이 많았다.
올해 유독 혼인 신고 인파가 몰린 데는 이런 이유도 있다고 현지 매체들은 분석했다.
그러나 일부 매체는 "사랑의 징표로 삼으려는 젊은이들의 심정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지만 밤을 새워가며 기다리는 것은 과도하고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이런 비효율적이고 극성스러운 이벤트보다 상대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사진=중국신문망 캡처)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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