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광고요금제를 도입한 넷플릭스가 수년 내 한국에서 연간 3천억원 규모의 광고매출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따라 국내 광고비가 넷플릭스 등 해외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으로 유출되는 현상이 심화할 것에 대비해 크로스미디어렙 도입 등 적극적인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커지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변상규 호서대 교수는 최근 한국언론학회 봄철정기학술대회에서 'OTT 광고요금제 도입의 효과 전망'을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넷플릭스의 국내 광고 매출 규모가 향후 3~5년간 연간 최소 2천687억 원에서 최대 3천716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변 교수는 넷플릭스의 계정 공유 유료화에 따른 광고 요금제 가입자 규모를 시나리오별로 추정한 결과 이같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코바코가 매달 하는 광고경기전망지수 조사를 통해 파악한 결과 적지 않은 업체가 기존 TV 광고와 디지털 광고 몫에서 넷플릭스 광고비를 조달할 것으로 나타났다고도 설명했다.
변 교수는 "온라인 광고 매출이 1억 원 증가할 때, 국내 광고 매출은 68.9% 증가하지만, 지상파 광고 매출은 33.8% 감소한다"며 "OTT 플랫폼의 광고 요금제 도입에 따라 국내 방송광고 시장이 더욱 타격을 받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상파 광고 매출은 최근 10년간 4.9% 감소했는데, 앞으로 700억~1천200억 원 추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시훈 계명대 교수는 같은 학술대회에서 "OTT 광고요금제 도입이 디지털 광고의 방송광고시장 잠식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국내 방송광고 시장의 해결책으로 크로스미디어랩 도입이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크로스미디어렙은 방송광고 판매 대행이라는 기존 미디어렙의 역할에 인터넷·모바일 등 통신 광고 판매까지 허용하는 제도다.
미국에서는 크로스 미디어 패키지가 일반적인 판매 상품으로 자리 잡았고 유럽도 방송·신문·옥외·극장 광고를 총망라해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었다.
국내에서는 관련 법안이 여러 차례 발의됐지만 한국디지털광고협회 등 디지털 광고 업계에서는 반대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이 교수는 이번 발표에서 방송사·광고회사·미디어렙·학계 등 관련 전문가 18명을 대상으로 크로스미디어렙에 대한 의견을 조사한 결과, 과반이 크로스미디어렙 도입과 관련 법률 개정안에 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크로스미디어렙 도입으로 디지털 광고 시장이 잠식당할 것이라는 주장은 상대적으로 소수였다"며 "크로스미디어렙 문제는 규제의 목표와 대상의 부조화로 인해 정책목표와 제도 시행의 모순이 있는 제도다. 지상파 미디어렙과 디지털 미디어렙 두 이해 당사자 간의 상호 접점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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