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채권시장은 인플레이션율이 내년에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목표치인 2%에 근접할 것으로 베팅하고 있으나 월가에서는 연준의 목표치가 ‘헛된 꿈’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자산운용사 밴에크는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지더라도 인플레이션이 수년 동안 3%에서 5% 사이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인베스코는 “시장이 경기침체가 물가 압력을 막을 것이라고 지나치게 낙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씨티그룹 또한 “임금 상승률이 높은 상태에서 인플레이션이 둔화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밴에크의 양적 투자 솔루션 책임자 데이비드 샤슬러는 “정점과 저점이 올 것”이라며 “올해 말 경기 침체가 인플레이션을 일시적으로 낮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경제가 회복되면 인플레이션이 과거와 마찬가지로 반등할 것”이라며 “에너지 가격 상승은 인플레이션을 다시 상승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밴에크의 데이터에 따르면 1960년 이후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5%를 돌파하면 인플레이션이 2% 이하로 둔화하는 데 평균 12년이 걸렸다.
또한 연준은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중앙은행과 투자자들은 CPI와 PCE 모두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CPI 인플레이션은 역사적으로 PCE보다 0.3%포인트 더 빠르게 움직였으며, 펜데믹 기간 동안 더 큰 격차를 보였다. 샤슬러의 인플레이션 범위는 두 가지 모두를 나타낸다고 설명됐다.
밴에크의 샤슬러는 “수년간의 견조한 인플레이션에 대비하기 위해 전통적인 60:40 포트폴리오를 버릴 것”을 제안했다. 대신 그는 “금과 기타 상품에 중점을 두고 주식에 50%, 채권에 35%, 실물 자산에 15%를 할당하는 것”을 권고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 안나 웡은 “CPI와 PCE 모두 2024년 중반까지 3%로 낮추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2%보다 훨씬 낮은 그 수준에 머무르는 것조차도 상품, 서비스 및 주택 가격이 계속 하락할 수 있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샤슬러는 “수년간의 견조한 인플레이션에 대비하기 위해 전통적인 60:40 포트폴리오를 버릴 것”을 제안했다. 대신 그는 “금과 기타 상품에 중점을 두고 주식에 50%, 채권에 35%, 실물 자산에 15%를 할당하는 것”을 권고했다.
인베스코의 채권·상장지수펀드(ETF) 전략 책임자인 제이슨 블룸 또한 “미국의 인프라에 대한 막대한 지출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더 높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미국이 화석 연료에 대한 대안을 채택함에 따라 에너지는 더 비싸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블룸은 “현재 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단기 국채는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동안 투자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씨티은행의 미국 주식 거래 전략 책임자인 스튜어트 카이저는 “인플레이션이 지속됨에 따라 투자자들은 대형 기술주, 산업주, 헬스케어주 투자와 막대한 현금 배분을 통해 더 오랫동안 방어적인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연준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는 증거를 많이 보지 못했다”며 “이는 분명히 연준이 전망치를 변경하고 잠재적으로 추가 인상을 할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는 4월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을 지적하며 “시장이 아직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카이저는 “인플레이션이 계속 상승하더라도 더 급격한 상승세를 취하지 않는 한 주식 시장은 번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씨티의 이코노미스트들은 근원 PCE가 연준의 예측보다 높은 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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