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가까이 무면허로 1만5천명을 진료하고 고액 급여를 받아온 6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면허를 위조해 병원에 제출하고, 병원장의 명의로 전자의무기록 코드를 부여받아 이런 사기극이 가능했다.
수원지법 형사10단독 한소희 판사는 24일 공문서위조, 위조공문서행사, 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60) 씨에게 징역 7년 및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한 판사는 "피고인의 무면허 의료행위로 의료질서를 문란하게 했으며, 보건 안전에 심각한 악영향을 저질러 엄히 처벌함이 마땅하다"라며 "피고인은 검찰 수사가 개시돼 조사받았음에도 무면허 의료행위를 계속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의 진료를 받은 환자가 1만5천명에 달하며, 피고인의 진료는 심각한 의료사고가 발생하는 분야가 아니어서 실제 의료 사고가 발생했더라도 환자들이 이를 몰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병원을 속여 5억원을 초과하는 고액 급여를 받은 점 등을 감안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를 채용한 병원장 7명에 대해선 "피고인의 의사 면허증 유효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라면서도 "피고인에게 기만당한 점이 크다"며 벌금 500만∼1천만원을 선고유예했다.
다만, 병원장 B씨에 대해선 "과거 무면허 직원에게 수술을 보조하도록 하는 등 의료법 위반 전력이 있는 점을 고려했다"며 벌금 2천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공소시효가 남은 2014년 10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의사 면허증을 위조한 뒤 병원에 제출해 의료인 행세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의사면허증을 취득하지 않고 1993년 의대를 졸업한 뒤 1995년부터 전국에 있는 병원 60곳에서 근무하며 의료 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가 실제로 의대에 재학했기 때문에 그를 고용했던 병원장들은 A씨가 내민 위조 의사면허증을 의심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주로 '미등록 고용의사' 형태로 단기 채용돼 병원장 명의의 전자의무기록 코드를 부여받아 병원장 명의로 진료하고 처방전을 발행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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