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 12명 압사, '관람표 초과 판매 탐욕'이 사고 부추겼다

입력 2023-05-26 05:17  


12명의 사망자와 100여명의 부상자를 낸 중미 엘살바도르 축구장 압사 사고는 '관람표 초과 판매'(오버부킹)에 따른 입장 수요 관리 실패에서 비롯된 것으로 조사됐다.

엘살바도르 검찰청은 25일(현지시간) 공식 소셜미디어에 "쿠스카틀란 경기장에서 발생한 사건과 관련한 수사를 통해 현재 5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검찰에서 신병을 확보한 이들은 페드로 에르난데스 단장을 비롯한 축구팀 알리안사 관계자 3명, 쿠스카틀란 경기장 총책임자인 레이날도 아벨라르 콘트레라스, 경기장 게이트 열쇠 관리자인 사무엘 가르시아 몬타노 등이다.

이들에겐 과실치사상과 공공질서교란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은 그러면서 5명의 얼굴 사진도 소셜미디어에 함께 공개했다.

엘살바도르 검찰은 당일 경기 관람표를 초과 판매(예매)한 게 참사의 주요 원인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홈팀 측에서 지난 경기 티켓까지 불법으로 팔았다는 게 검찰 수사 결과다.

검찰은 또 몰려드는 입장객을 고려할 때 게이트를 더 열어뒀어야 하지만, 경기장 측에서 여러 출입구를 잠가둔 채 운영하지 않은 것도 질서를 무너뜨리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강조했다.

엘살바도르 검찰은 "관계자들의 탐욕과 태만은 대규모 인명 피해 사태를 일으켰다"며 이른 시일 안에 피의자들을 기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고는 지난 20일 저녁 프로축구 알리안사와 FAS 간 리그 8강 2차전 경기가 열린 엘살바도르 수도 산살바도르의 쿠스카틀란 경기장에서 발생했다. 이 경기장은 알리안사의 홈구장이다.

5만3천400명 수용 규모의 경기장에 축구팬이 운집한 와중에 일부가 입장을 위해 닫힌 문 쪽으로 갑자기 모여들었고, 커지는 압박에 문이 부서지면서 일순간에 사람들이 넘어졌다.

인파에 깔린 사람 중 12명이 숨졌다.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100여명은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사고 직후 당국은 느린 와이파이 접속 속도와 매표소 QR 리더기 문제 등으로 입장이 더뎌진 상태였다고 전했다.

이날 경기는 킥오프 10여분만에 중단됐고, FAS가 4강에 진출했다. 엘살바도르 축구연맹은 알리안사에 1년간 무관중 경기와 3만 달러(3천980만원 상당) 벌금 징계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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