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시, 소고기 등을 셰프에게 '맡김차림'으로 주문하는 오마카세 스타일이 외식업계에서 인기를 끌면서 음료, 디저트 등 다른 업종에서도 이런 운영 방식이 유행하고 있다.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커피 오마카세'를 내놓는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를 다녀왔다.
2인 3만원대의 가격으로 커피 3잔과 테이크아웃용 아메리카노를 맛볼 수 있는 코스다.
A씨는 "예약이 어려워 아침 일찍 방문해야했다"며 "식사 오마카세보다는 저렴한 가격으로 색다른 경험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20대 직장인 B씨는 2인 4만원대 가격으로 차 4잔과 페어링 디저트를 즐길 수 있는 '티(tea) 오마카세'를 경험했다.
B씨는 "맨날 가던 카페에 가는 것보다 특별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값이 좀 비싸긴 했지만, 수강료가 포함된 금액으로 생각해 만족한다"고 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A씨, B씨처럼 최근 음료나 디저트 오마카세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커피와 오마카세를 합한 '커마카세', 차와 오마카세를 합한 '티마카세'라는 신조어가 생겼을 정도다.
최대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식사 오마카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해 접근성이 좋으면서 코스별로 맞춤 음식을 제공받는 것에 대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점이 음료·디저트 오마카세의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오마카세는 스스로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MZ세대(1980년대초∼2000년대초 출생)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올해 1월 소비자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2.7%가 파인 다이닝, 오마카세 등 고급 레스토랑에 방문하는 것이 경험의 폭을 넓혀줄 수 있다고 답했다.
세대별로 보면 20대 응답자의 84.4%, 30대 응답자의 76%, 40대 응답자의 69.6%, 50대 응답자의 60.8%가 동의해 낮은 연령대일수록 동의하는 비율이 높았다.
파인 다이닝, 오마카세 등 레스토랑에 방문하는 것이 나를 위한 투자라는 질문에는 44%가 동의했다.
유통·호텔업계에서도 이러한 트렌드를 겨냥해 다양한 음료·디저트 오마카세를 내놓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잠실점에서 3월 10일부터 5월 4일까지 '디저트 오마카세' 팝업을 운영했다. 디저트 오마카세 전문점인 '문화시민 서울'을 운영하는 임수민 셰프가 스타터, 프리 디저트, 세이보리 디저트, 피니쉬로 구성된 디저트 코스를 선보였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디저트 오마카세 팝업에 MZ세대가 많이 왔다"며 "디저트들이 예쁘게 플레이팅돼 나오는데, MZ세대들이 사진을 찍고 SNS에서 올리는 과정을 하나의 새로운 경험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르메르디앙 서울 명동 호텔은 8월 31일까지 라운지&바 르미에르에서 총 5가지 코스로 구성된 티 오마카세를 선보인다. 호텔의 티 소믈리에·마스터인 '벨라'의 레시피로 블렌딩 된 티와 디저트 플레이트가 각각의 코스에 함께 제공된다.
르메르디앙 서울 명동 관계자는 "새로움을 추구하는 20대 초중반 이용객들이 많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경험을 추구하는 MZ세대를 겨냥한 다양한 이벤트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