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국내 출시 이후 간편결제 업체들이 유료화 움직임을 보이면서 카드사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애플페이에 이어 삼성페이까지 결제 수수료를 받으면 카드사 수익성이 크게 저하돼 결국 소비자 혜택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10일 10여개 카드사를 대상으로 삼성페이 관련 계약의 자동연장이 종료된다고 통보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국내에서 삼성페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같은 해 8월 11일 카드사들과 '삼성페이-앱카드 서비스 운영 협약'을 맺고 별다른 변경 없이 연장해왔다.
삼성전자는 계약 자동연장 종료에 대해 "수수료 부과 방침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올해 3월 애플페이의 국내 출시 이후 삼성페이가 카드사에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애플페이는 카드사에 0.15%의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페이도 0.10∼0.15% 사이에서 카드사의 시장점유율이나 카드 결제 건수가 많을수록 수수료율이 낮아지는 슬라이딩 방식으로 수수료를 부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현대카드 외 다른 카드사들도 올해 하반기나 내년 초를 목표로 애플페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데, 삼성페이 유료화 방침이 이 시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카드업계에서는 삼성페이가 기존과 달리 수수료를 부과하려는 움직임에 당혹감과 불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삼성페이 한국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향후 수수료를 부과할 계획이 없다'며 카드사를 설득했는데, 지배적 사업자가 된 이후 말을 바꿨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독일, 바레인, 카타르 등 일부 국가에서 결제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지만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싱가포르 등 대부분 국가에서는 카드사에 과금하지 않는다.
간편결제 시장 1위인 삼성페이가 0.15%의 수수료를 부과한다면 업계에서는 연 700억원가량의 수수료를 추가로 부담해야 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페이의 유료화를 기점으로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후속 간편결제 서비스도 줄줄이 유료화에 나설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가 온라인 결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지만 손익은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삼성페이 수수료 협상 결과를 지켜보며 향후 수수료 부과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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