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퍼포먼스 축제로 자리 잡은 멍때리기대회가 27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도 열렸다.
게임 캐릭터를 코스프레하고 한글이 적힌 한복을 입는 등 개성을 한껏 뽐낸 참가자들이 백사장에 앉아 멍한 표정을 짓고 바다를 바라봤다. 간호사, 어린이집 교사, 축구심판, 사육사, 택배기사, 패스트푸드점 직원, 원전 운전원, 경찰 등 다양한 직업군의 시민들이 모여 멍한 표정으로 앉았다.
부산시 소통캐릭터 부기도 대회에 참가해 피서객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김성수 해운대구청장도 '2030엑스포를 부산에서'라고 적힌 머리띠를 하고 대회에 직접 참가했다.
18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참가한 70팀의 참가자들은 뜨거운 햇볕이라는 변수를 만나 고전하기도 했다. 한 참가자는 시작 10분여만에 기권을 했다.
직장 스트레스와 아내의 잔소리를 피해 멍을 때리러 왔다는 택배기사, 축구팬들의 많은 질타와 욕설을 잊기 위해 참가했다는 축구심판도 이목을 끌었다.
가족과 함께 참가한 한 고3 학생은 "대한민국 고3을 대표해 푸른 바다 앞에서 편하게 멍때리고 대학에 꼭 합격하겠다"고 참가 소감을 전했다.
멍때리기대회 우승자는 심박수 그래프와 시민투표 결과를 합산해 결정되는데 고등학생 최예준 군이 1등을 차지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시간낭비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참여형 퍼포먼스인 멍때리기대회는 2014년 서울시청 앞에서 첫 대회를 시작해 2016년부터는 한강 잠수교에서 매년 열려 화제를 모으고 있다. 베이징, 홍콩, 타이베이, 로테르담 등 세계 유명 도시에서도 열린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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