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건립 기념일을 맞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개전 이후 최대 규모의 드론 공습을 퍼부었다고 우크라이나가 밝혔다.
러시아는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F-16 전투기를 지원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용납할 수 없는 확전 행위라고 반발했다.
28일(현지시간) AP·로이터 통신 보도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러시아군이 이란산 드론으로 5시간 이상 키이우를 공습했다.
우크라이나 방공부대는 40대 이상의 드론을 격추한 것으로 전해졌다. 키이우 시 당국에 따르면 이 도시의 솔로먄스키 지역에 있는 한 주유소에서 추락한 드론 파편에 맞아 41세 남성이 숨졌고 최소 3명이 다쳤다.
또 인근 7층 건물에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고 시 당국은 설명했다.
이날은 키이우시의 공휴일이자 법정 기념일인 '키이우의 날'이다. 5세기경 세워져 동슬라브 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한 키이우의 건립을 기념하기 위해 1982년 제정됐다. 전쟁이 터지기 전에는 각종 거리 공연과 불꽃놀이가 열리는 축제일이었다.
키이우 시 당국은 도시 설립 1천54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비록 통상적 수준보다 축소된 규모이지만 축제 계획을 세워놓았지만 드론 공습으로 이마저도 어렵게 됐다. 러시아가 일부러 공습 시기를 기념일에 맞춘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러시아는 이날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 국가들의 F-16 전투기 지원 움직임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F-16은 미국 록히드마틴이 생산한 전투기다.
최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조종사의 F-16 조종 훈련 계획을 동맹국이 공동 지원하는 방안이 승인됐다.
개전 이후 미국은 확전을 우려하며 F-16 전투기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난색을 보였지만, 최근에는 이 전투기를 제공하기 위한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자국 TV와 인터뷰에서 이런 움직임에 대해 "서방 국가들이 불장난을 하고 있다"면서 "이런 시도는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 등이 러시아의 힘을 약화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타스·AFP 통신 등이 전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확실히 이는 용납할 수 없는 단계적 확전 행위"라면서 "나는 이런 문제를 이해할 수 있는 분별력 있는 서구인들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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