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로 소득의 1/3 지출…"다른데 쓸 돈 없다"

입력 2023-05-29 15:17   수정 2023-05-29 16:46



최근 호주의 집세가 치솟으면서 중위 소득 가구의 경우 전체 소득의 3분의 1가량을 임대료에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저소득층은 소득의 절반 이상을 임대료 지출에 쓰는 상황이다.

금리 상승으로 집값이 떨어졌지만 그만큼 신규 주택 공급도 줄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29일(현지시간) 호주 ABC 방송 등에 따르면 호주뉴질랜드은행(ANZ)과 부동산 정보회사인 코어로직(CoreLogic)은 최근 발표한 주택 보고서에서 현재 호주 중위 소득 가구가 임대료를 위해 쓰는 비용이 전체 소득의 30.8%라고 밝혔다.

이는 2014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특히 소득 수준을 기준으로 하위 25% 가구의 경우 소득의 51.6%를 임대료 지출에 사용했다. 저소득층일수록 주택 임대료 상승에 따른 타격이 매우 큰 것이다.

펄리시티 에밋 ANZ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득의 절반 이상을 임대료로 지출한다는 것은 다른 소비를 위해 쓸 수 있는 돈이 거의 없다는 것과 같다"라며 "비용 분담을 위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거나 일부는 노숙자를 위한 서비스에 의존해야 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가구 내 임대료 지출 비중이 커진 것은 새로 생겨나는 집은 줄고 집을 찾는 사람은 크게 늘면서 임대료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호주는 지난 1년 동안 건축 자재 가격이나 인건비 등이 크게 올랐지만, 금리도 빠르게 오르면서 주택 가격이 크게 떨어져 신규 주택 공급이 크게 줄었다.

호주통계청(ABS)에 따르면 지난 3월 신규 주택 승인은 1만2천611건으로 1년 전보다 21.5% 급락,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코로나19 규제가 풀리면서 유학생 등 이민자가 돌아와 임대 주택에 대한 수요는 크게 늘었다.

이 영향으로 2020년 3월 이후 각 주의 수도 지역 임대료는 24.4% 올랐고, 수도가 아닌 교외 지역의 임대료는 이보다 높은 28.8% 상승했다. 또 지난달 기준 전국의 임대 공실률은 1.1%로 사실상 빈집이 없는 상태다.

코어로직의 연구 책임자인 엘리자 오언은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돌볼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임대 주택 제공을 늘리는 방법을 심각하게 검토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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