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공지능(AI) 붐에 힘입어 주가가 급등한 미국 반도체기업 엔비디아에 대한 시장전문가들의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기술주 투자로 유명해진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가 엔비디아에 대해 이례적으로 너무 비싸다면서 회의적인 반응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돈나무 언니'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진 유명 투자자 우드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엔비디아에 대해 "주가가 시대를 앞서간다"고 지적했다.
우드는 지난 1월 자사 펀드에서 엔비디아 포지션을 모두 청산했으며, 이후 이 회사의 주가는 2배 이상 급등해 시가총액이 1조 달러(1천324조 원)에 육박했다.
무엇보다 우드를 놀라게 한 것은 투자자들이 AI에 열광하면서 엔비디아 주식을 올해 회계연도 추정 매출의 25배로 거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에 포함된 경쟁사들은 6배, AI 챗봇 열풍을 몰고 온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에 투자한 마이크로소프트(MS)가 12배에 그쳤다.
이는 특히 최근 소비자 가전과 기존 서버 등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저조해 반도체 관련 전망이 어두운 것과는 크게 대조되는 것이다.
SMBC닛코증권은 보고서에서 "최근 엔비디아의 실적이 AI 서버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지만 AI에 대한 기대와 전체 (반도체) 시장의 약세 사이에는 뚜렷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시장 전반적으로는 가격하락과 재고조정으로 애를 먹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기업의 현금 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봐도 140배나 돼 경쟁사 AMD의 2배나 되는 등 SOX내 기업 가운데 가장 높다.
또 자산의 장부가 대비 주가를 비교하는 주가순자산비율(PBR)도 40배나 돼 세계 최대 반도체 노광장비 제조업체인 네덜란드의 ASML이나 미국 반도체 장비회사 KLA의 30배 미만보다 훨씬 높다.
다만 주가수익비율(PER)은 최근 엔비디아가 낙관적인 실적 전망치를 내놓으면서 월가의 수익추정치가 상향 조정돼 주가 급등에도 과거 70배에서 55배로 낮아졌다.
윌리엄 키팅 애널리스트는 지난 주말 글로벌 독립 리서치 플랫폼 '스마트카르마'에 기고한 보고서에서 "향후 잠재적 성장과 관계없이 엔비디아의 주식이 거품 영역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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