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혼합현실(MR) 헤드셋을 내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작 월가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플은 내달 5일부터 본사가 있는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서 연례 개발자 회의(WWDC 2023)를 개최한다. 이번 WWDC의 가장 큰 관심은 MR 헤드셋 공개 여부다.
MR 헤드셋은 애플이 애플워치 이후 약 10년 만에 내놓는 새로운 제품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애플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과 함께 한때 열풍이 불었던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에 대한 붐을 다시 일으킬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그러나 시장 분석가들은 MR 헤드셋의 초기 판매 전망에 대해 "보통의"(modest), "부진한"(lackluster) 등의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는 2015년 애플이 MR 헤드셋이라는 새로운 시장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던 당시 큰 기대를 보였던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월가의 반응이 시들한 이유는 여러 기업이 이미 뛰어들었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는 등 아직 가상현실 시장이 성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시장의 선두 주자인 메타는 지난해에만 10조원 이상을 투자했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고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여전히 '구글 글라스'라는 새로운 버전의 증강현실 안경을 개발 중에 있을 뿐이다.
골드만삭스 분석가들은 애플의 헤드셋은 2024 회계연도부터 2028 회계연도까지 이 회사의 전체 연간 매출 중 최대 5%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
마호니 자산 관리의 최고경영자(CEO)인 켄 마호니는 "헤드셋이 나오자마자 금방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게이머가 아니면 크게 흥미롭지 않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열풍이 불고 있는 점도 애플의 헤드셋에 관심이 떨어지는 이유다.
애플도 충돌 감지와 심박수 모니터링과 같은 기능에 머신 러닝(기계 학습)과 AI 기능을 사용해 왔다며 앞으로 계속해서 AI 기술을 접목할 것이라고 했지만, AI 테마에서는 빠져 있다.
마호니 CEO는 "AI는 비즈니스를 변화시킬 것이지만, 애플은 이 분야에서 파트너가 없을 뿐 아니라, 심지어 AI 열풍에 참여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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