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 수녀의 시신이 사망 4년이 지나도록 거의 부패하지 않아 '기적의 수녀'로 불리며 순례객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1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와 미국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수녀복을 입은 채 양손에 묵주를 꼭 움켜쥔 모습의 시신은 지난 4월 발굴된 이래 현재까지 1만5천여명의 순례객을 맞이했다.
시신의 손가락뼈는 골격이 드러나기 시작했지만, 숨을 거둔 지 4년이 지났다고 보기엔 믿기지 않을 만큼 온전한 모습이다.
신자들은 이를 거룩함의 상징이라고 보고 마을을 찾아 시신 앞에 무릎을 꿇었고, 시신의 손을 만지며 축복을 빌었다.
작은 마을을 한순간에 '성지'로 바꿔놓은 이 시신은 2019년 9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빌헬미나 랭커스터 수녀다.
'사도들의 성모 여왕 베네딕토 수도원'에 따르면 빌헬미나 수녀의 시신은 지난 4월 수도원 예배당에 이장하기 위해 처음 무덤에서 꺼내졌다.
수녀들은 관에서 시신 특유의 악취가 나지 않는 데 대해 의아함을 느꼈고, 실제 시신의 상태를 살펴보니 대부분 온전한 모습으로 보존돼 있었다고 한다. 다만 빌헬미나 수녀의 한쪽 귀는 사라진 상태였고, 눈도 내려앉은 모습이었다.
수녀들은 그의 얼굴에 밀랍 마스크를 올렸고, 손에도 밀랍을 발랐다.
현지 수녀원에는 빌헬미나 수녀의 일생을 담은 책을 파는 기념품 가게가 급히 세워졌고, 수녀들의 합창 CD와 묵주, 엽서 등도 함께 판매되고 있다.
빌헬미나 수녀의 시신은 오는 5일 베네딕토 수도원 성당 유리 성전에 안치될 예정이다.
미 가톨릭교회 캔자스시티·세인트조지 교구는 성명을 내 "철저한 조사를 위해 유해를 온전하게 보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과거 시신이 부패하지 않는 것이 확인된 바 있으나 매우 드물며, 시성 절차가 잘 확립돼 있지만 이번 경우에는 그런 절차가 시작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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