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섬'으로 불리는 인도네시아 최대 관광지 발리가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안내서를 배포하며 '에티켓' 강조에 나섰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잦아들면서 관광객이 늘어나자 이들의 추태로 인한 각종 사건·사고도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4일(현지시간) 자카르타 포스트 등에 따르면 발리 정부는 올해만 450만명이 넘는 외국인 관광객이 발리를 찾을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이들이 벌이는 각종 문제도 늘고 있다.
발리 정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129명의 외국인이 추방됐으며 1천명이 넘는 외국인이 교통 법규를 위반해 제재받았다. 지난 3월엔 러시아 남성 관광객이 발리의 성지로 불리는 아궁산에 나체로 오르다 적발됐고, 지난 4월에는 러시아 여성 패션 디자이너가 바바칸 사원에 있는 700년 된 바니안나무에서 누드 사진을 찍은 것이 발각돼 추방됐다.
지난달에는 발리의 한 사원에서 전통 의식이 진행되는 동안 독일인 여성 관광객이 옷을 벗고 난입하다 체포되기도 했다.
이런 성스러운 곳이 아니더라도 관광객들은 발리 길거리는 물론 쇼핑몰이나 공공기관 등에서도 옷을 제대로 입지 않은 채 돌아다니는 일이 많다.
또 많은 외국인이 헬멧을 쓰지 않고 오토바이를 타고, 관광비자로 들어와 일을 하다 적발되기도 한다. 클럽 등에서 각종 불법 약물을 거래하는 일도 늘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발리 경찰은 지난 3월 3개 부대를 투입해 5일 동안 불법을 저지르는 외국인을 단속하는 특별 작전을 펼치기도 했다. 또 발리 당국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오토바이 대여를 금지하도록 했다.
이런 가운데 발리 정부는 최근 외국인 관광객들이 발리에 도착하면 발리의 문화와 환경, 규칙 등을 지켜달라며 안내문을 나눠주기로 했다.
안내문에 따르면 관광객은 기도 목적 외에는 발리 사원 내 신성한 공간에 들어가서는 안 되고, 기도를 위해 입장을 할 때도 반드시 전통 의상을 입어야 한다. 신성한 장소나 사원·물건·나무 등을 함부로 만지거나 옷을 입지 않은 상태로 함께 사진을 찍어서는 안 된다. 성지, 관광지, 공공장소 등을 방문할 때는 예의 바르고 적절한 옷을 입어야 하며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거나 일회용품 사용을 지양해야 한다.
현지인이나 다른 관광객에게 거친 말이나 무례한 행동을 해서는 안 되며 합법적인 비자 없이 영리활동을 하거나 문화재·불법 약품 등을 거래해서는 안 된다.
와얀 코스터 발리 주지사는 "발리에서 부적절하게 행동하거나 비자 규칙을 지키지 않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늘어나 이런 안내문까지 만들게 됐다"라며 "발리는 오랜 문화를 기반으로 한 관광지로 관광객들도 품위를 지키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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