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가까이 레바논에 구금된 전 리비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다섯째 아들 한니발 무아마르 카다피(47)가 옥중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고 AP 통신 등 외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변호사인 폴 로마노스는 한니발이 재판 절차 없는 장기 구금에 항의하는 의미로 전날부터 단식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한니발은 좁은 감방에 오랫동안 갇힌 채 운동을 못해 허리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로마노스 변호사는 덧붙였다.
한니발은 성명을 통해 "정치범이 정당한 재판 없이 이렇게 긴 시간 구금되어 있을 수 있나"라며 "나를 부당하게 대우한 사람들이 그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니발은 지난 2011년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가 반군에 함락당하자 가족과 함께 알제리로 도주했다. 이듬해 그는 오만을 거쳐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로 건너가 정치 망명 생활을 했다.
하지만 그는 4년 만인 지난 2015년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장세력에게 납치당해 레바논으로 끌려왔다. 그를 납치한 무장세력은 레바논 동부 바알베크에서 그를 풀어줬지만, 이후 레바논 당국은 그를 체포해 가뒀다.
레바논 사법당국이 당시 발부한 체포 영장에 따르면 한니발은 최고 시아파 성직자인 무사 알사드르 실종 사건 관련 정보를 은닉한 혐의를 받았다.
레바논 시아파 정당인 '아말 운동' 설립자이기도 한 알사드르와 그의 동료들은 1978년 카다피의 초청으로 리비아를 공식 방문했으나 도중에 실종됐다.
레바논 당국과 알사드르의 가족은 카다피가 이들의 실종 사건에 관여했다고 비판해 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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