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감산한 사우디...유가는 상승, 전망은 엇갈려

입력 2023-06-05 16:46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추가 감산 소식에 국제 유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5일 로이터·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8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사우디 감산 발표 후 아시아 거래에서 장 중 한때 전장 대비 3.4% 급등한 배럴당 78.73달러를 찍었고, 이후 상승 폭을 일부 반납하며 한국시간 오후 4시 10분 기준 77.24달러(+1.46%)에 거래 중이다.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장 중 한때 전장 대비 4.6% 오른 75.06달러까지 찍었다가 역시 상승 폭을 줄이며 73.19달러(+2.02%)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달 기준 하루 1천만 배럴(bpd)이던 원유 생산량을 7월부터 900만 bpd로 100만 bpd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최근 몇 년 새 가장 큰 감산 규모라는 게 로이터 설명이다.

이번 조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가 내년까지 감산을 연장하기로 한 것과 별개다.

사우디는 이미 지난달 자발적인 50만 bpd 감산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올 3월부터 50만 bpd를 자발적으로 감산 중인 러시아도 내년 말까지 이 방침을 연장하며 전 세계 원유 공급이 전체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익명의 미 백악관 관계자는 로이터 인터뷰에서 "우리는 배럴(생산량)이 아닌 미국 소비자가격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유가는 지난해부터 크게 내려온 상태"라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는 공급이 수요를 충족해야 한다고 믿으며, 에너지 시장이 경제성장을 지지하고 미국 소비자 가격을 낮출 수 있도록 모든 생산자·소비자들과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에 따른 유가 전망에 대해서는 투자기관별로 엇갈리고 있다.

호주 최대 은행인 커먼웰스뱅크(CBA)의 비벡 다르는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70∼75달러에 머무를 경우 사우디가 감산을 이어갈 것으로 보면서, 가격이 70달러 아래로 내려가면 사우디가 감산을 늘릴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사우디가 감산을 통해 유가의 과도한 하락을 막으려 한다면서 "중국의 미적지근한 회복세를 고려하더라도 올해 4분기까지 브렌트유 선물이 배럴당 85달러로 오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호주뉴질랜드(ANZ) 그룹의 다니엘 하인스 등은 이번 감산에 대해 뜻밖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하반기 원유시장이 더 빡빡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하반기 금리 인상을 멈추고 거시경제적 문제가 완화될 경우 유가가 급등할 가능성을 거론하며 올해 말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마타인 래츠 등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감산으로 단기적으로 가격 지지 효과가 있겠지만, 올해 나머지 기간과 내년 동안의 전반적인 시장 역학은 사실상 변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이번 감산은 최근 9개월 사이 OPEC 내에서 3번째 감산이며 올해 마지막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원유 수급 전망에 주요한 변화는 없을 것으로 평가했다.

캐나다 투자은행(IB) RBC 캐피털 마켓츠의 헬리마 크로프트 등은 이번 감산에 대해 "사우디는 주목할 만한 감산을 해온 실적이 있다"면서 사우디가 실제 다음 달 100만 bpd 감산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로이터는 이번 감산으로 공급이 줄어들 수 있지만, 재고 소진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가격이 즉각적으로 급등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나온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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