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미국과 중국의 전쟁이 벌어지면 유럽은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본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범유럽 싱크탱크 유럽국제관계협의회(ECFR)가 올해 4월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스웨덴 등 유럽연합(EU) 11개 회원국 18세 이상 성인 1만6천16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62%는 대만을 둘러싸고 미중 전쟁이 발생할 경우 자국이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답했다.
미국을 지지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23%였다. 중국을 지지하겠다고 답한 비율은 5%였다.
이 같은 결과는 앞서 유럽이 미중 어느 쪽도 추종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입장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4월 중국 방문을 마친 뒤 언론 인터뷰에서 미중 갈등으로 대표되는 세계 패권 다툼 아래 유럽이 전략적 자율성을 갖춰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당시 "유럽이 직면한 가장 큰 위험은 우리와 무관한 위기에 휘말리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유럽이 미국에 종속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대만을 둘러싼 문제에서 유럽인이 '졸개'가 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취지의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은 후폭풍을 불러일으켰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중국이 유럽에 어떤 국가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43%는 미중 갈등과 상관없이 중국은 '전략적으로 협력해야 하는 필수적 파트너'라고 답했다.
중국을 두고 '경쟁해야 하는 라이벌', '갈등 관계에 있는 적대국'이라고 답한 비율은 각각 24%, 11%였다.
또 응답자의 74%는 유럽이 언제까지나 미국 방위력에 의존해서는 안 되며 자체 방어력 키우기에 나서야 한다고도 답했다. 미국의 유럽 방위를 전적으로 신뢰한다고 답한 비율은 8%에 그쳤다.
이번 설문조사를 공동 주도한 ECFR 선임연구원 자나 푸글리에린은 "이 설문조사의 가장 주요한 시사점은 EU가 외교 정책에서의 자립성을 키우고 자체 방어 능력을 구축하기를 유럽인이 원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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