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셀2000, 지난 일주일간 6% 상승
美 중소형주로 쏠리는 시장의 시선
오늘 우리가 한 발 더 깊게. 또 더 넓게 살펴봐야 할 월가 소식들 짚어보시죠. 오늘은 좀 쉬어가는 모습이나, 최근 중소형주로 구성된 러셀2000 지수는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최근 5거래일간 6% 올랐습니다. 큰 흐름상 그간 시장 랠리를 주도했던 대형 기술주들이 주춤하고, 소외됐던 중소형주가 기지개를 켜는 듯한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오늘은 중소형주가 다시 시장의 관심을 받는 이유와 함께, 중소형주 랠리가 지속 가능한지 등 관련 분석도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중소형주 흐름부터 짚어볼까요. 앞서도 언급했지만, 그간 시장은 대형 기술주들이 주도해 왔습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올해 들어 26% 올랐고요. S&P500 역시 11% 상승했습니다. 한편 중소형주로 구성된 러셀2000 지수는 상승폭이 6%로, 나스닥과 S&P500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습니다. 엔비디아, 애플, 메타 등 미 증시 상승의 주역인 빅테크 기업 8개는 나스닥 지수의 55%를, S&P500의 28%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상승 폭에서 차이가 있던 건데요. 6월이 시작된 이후에는 이런 흐름이 바뀌었습니다. 빅테크 보다 중소형주로 시장의 관심이 쏠리면서 러셀2000지수가 나스닥과 S&P500의 상승폭을 앞지르고 있는 건데요. 특히 러셀2000지수가 올해들어 6.87% 올랐는데, 최근 5거래일간 대부분의 상승이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소형주를 둘러싼 분위기가 최근 급격하게 변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흐름이 바뀐 이유. 그러니까 중소형주가 다시 부각 받는 이유는 크게 3가지입니다. 하나하나 짚어볼까요.
일단 경기 침체 우려가 완화되고 있습니다. 현지 시각으로 2일이었죠. 미국의 5월 비농업 고용보고서가 공개됐는데요. 실업률은 전월의 3.4%에서 3.7%로 상승한 것으로 나왔으나, 신규고용은 예상을 대폭 상회했는데요. 구체적으로 39만 9천 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며 전월과 예상치를 모두 웃돌았습니다. 이후 시장에서는 강한 노동시장으로 미국이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있을 거란 ‘연착륙’ 전망이 다시 ㅇ거론되기 시작했는데요. 여기에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일부 글로벌 IB들은 최근 경기 침체 전망을 낮춰잡기도 했습니다. 중소형주는 대부분 경기순환주로, 경기 전망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경기 전망이 개선되자 중소형주들이 다시 부각을 받는 겁니다.
여기에 중소형주의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이라는 평가도 최근 랠리로 이어졌는데요. 다른 지수들과 비교했을 때 러셀2000 지수의 PER 즉 주가수익비율은 낮습니다. 특히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다른 지수들은 PER이 올랐지만, 러셀2000 지수는 21배에서 18배로 하락했는데요. 마켓워치는 중소형주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점 역시 중소형주 랠리에 기여했다고 봤습니다.
마지막으로 최근 빅테크를 둘러싼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데요. 최근 있었던 빅테크 랠리가 지나쳤다는 판단에 빅테크로 몰렸던 수급이 중소형주로 옮겨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중소형주들이 빅테크를 따라잡을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모습이죠.
그렇다면 중소형주 전망도 확인해 볼까요. 시장은 아직 조심스러운 느낌입니다. 마켓워치, 야후 파이낸스, 블룸버그 모두 장기적으로 이런 상승 추세가 지속 가능한지 불투명하다고 봤는데요. 아직 중소형주 상승 요인들이 앞으로도 계속될 거라고 단언하기 이르다는 겁니다. 특히 블룸버그는 빅테크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아직 빅테크 강세를 보는 투자자들 역시 많다고 했고요. 따라서 중소형주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빅테크 상승 모멘텀을 이길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장기 전망을 봤으니, 단기 전망도 체크해볼까요. 단기 전망, 특히 기술적인 분석을 두고는 좀 나뉜 모습입니다. 야후 파이낸스는 소형주와 관련해 공매도 포지션 비중이 높다고 전하며, 소형주들이 여기서 조금 더 상승한다면 숏커버링 랠리가 펼쳐질 수도 있다고 했는데요. 공매도 투자자들이 주가 상승으로 인한 손실을 줄이기 위해 공매도 포지션 청산에 나서면서 소형주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한편 외환 전문 매체인 포렉스라이브는 러셀2000지수의 차트를 분석하며 단기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는데요. 러셀2000지수가 3개월 추세선을 돌파했다며 점차 저항선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포렉스라이브가 언급한 저항선은 1920선인데요. 저항선에 점차 가까워지며 지수가 하락할 수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정리해 보자면 중소형주가 부각 받고 있으나, 이런 흐름이 지속될 수 있을지에는 여러 물음표가 있는데요. 시장이 보기에 중소형주 랠리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여러 변수가 해소되어야 합니다. 제조업 지표는 침체를, 고용 지표는 연착률을 말하는 등 최근 지표들이 엇갈린 모습이죠. 따라서 일각에서는 미국이 경기 침체를 피할 거란 확신이 들어야 상승이 지속 가능하다고 보고 있는데요. 여기에 부채한도 상향으로 국채 물량이 쏟아져나오며 시장 유동성 자체를 흡수할 가능성이 있는 점 또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고요. 또 중소형주들은 달러화에 민감한 경향이 있어 달러가 약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렇게 중소형주를 둘러싼 분석과 함께 변수들도 체크해봤는데요. 빅테크로 쏠렸던 상승 모멘텀이 중소형주로도 확대된다면, 증시 강세론이 더욱 힘을 받을 거란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앞으로 중소형주 흐름도 주시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월가 인사이드, 이예은이었습니다.
한국경제TV 제작1부 정연국 PD
ykjeon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