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동안 5천만원' 가능할까…"기본금리 생각보다 낮아"

김보미 기자

입력 2023-06-09 19:21   수정 2023-06-09 20:00

    <앵커>
    윤석열 정부의 청년도약계좌가 오는 15일 출시됩니다.

    조만간 은행별 금리가 최종 공시될 예정인데요.

    경제부 김보미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김 기자, 우선 금리 1차안이 공개됐는데 생각보다 실망스럽다는 반응들이 많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기본금리가 생각했던 것보다도 더 낮았기 때문인데요.

    가입만 하면 최소 연 6% 이상 금리가 보장이 될 거라 생각했지만 실상은 첫거래나 급여이체, 카드 사용 실적, 마케팅동의 등과 같은 조건들을 모두 맞춰야 연 6% 혹은 연 6.5% 최고 금리를 받아갈 수 있는 겁니다.

    참고로 청년도약계좌의 전신 격인 '청년희망적금'의 경우에는 기본금리가 5.0%였거든요.

    조만간 최종 금리가 확정될 예정인데, 금융소비자들 사이에서는 1차안보다는 기본금리가 좀 더 개선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앵커>
    그러니까 6% 이상 금리 혜택을 다 받아갈 수 있는 청년들은 소수에 그칠 수 있단 얘기네요.

    그런데 이 금리조차도 5년간 계속 적용되는 건 또 아니라고요.

    <기자>
    네. 청년도약계좌 총 불입기간 5년 가운데 3년 간 적용되는 금리입니다.

    나머지 2년은 변동금리로 이자를 계산합니다.

    변동금리는 해당 시점의 한국은행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산정이 될 예정인데요.

    만약 불입 4년차, 5년차에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지금보다 낮아져 있다면, 불입 4년차부터는 지금 보고 계신 것보다 더 낮은 금리가 적용된다는 의미입니다.

    <앵커>
    청년도약계좌 슬로건이 '5년간 5천만원 목돈을 만들 수 있게 해주겠다'인데요.

    70만 원씩 5년이면 원금이 4200만 원인데, 이 정도 금리 수준이면 5천만 원 받을 수 있나요?

    <기자>
    사실 5년 뒤 총수령액을 정확하게 계산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불입 4년차부터 변동금리로 바뀌어 적용되다 보니, 해당 시점의 금리 예측이 쉽지 않은데요.

    대신 계산하기 쉽게 5년 고정금리(단리)로 해서, 대략적인 수령액 수준을 가늠해 본다면요.

    현재 가장 높은 금리를 제시한 기업은행 기준으로, 월 불입한도 70만원을 꽉 채울 경우 약 4,800~5,000만원 수준의 목돈 마련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은행별 우대금리는 못 받고, 기본금리만 적용받는 경우도 따져봤는데요.

    역시나 매월 70만원 최대한도로 불입한다고 가정했을 때, 기업은행 상품 기준 약 4,680~4,890만원 목돈 만들기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이건 우대금리 조건을 모두 만족한 '최고 금리'가 '5년간' 계속 적용된다고 가정했을 때이고, 실제로는 4년차부터 변동금리를 적용받잖아요.

    때문에 실제 수령액은 이보다 더 적을 수 있습니다.

    <앵커>
    괜찮은 금리긴 하지만, 최대 5천만 원으로 턱걸이한 느낌도 나네요.

    그리고 청년층에서는 불입기간 5년이 너무 길다는 불만도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일반적으로 1년 만기 적금 유지율이 70% 전후이고, 이 기간이 3년으로 늘어나면 유지율은 30% 정도로 뚝 떨어집니다.

    그런데 청년도약계좌 만기는 이보다 훨씬 더 긴 5년이죠.

    실제로 문재인 정부 당시에 출시됐던 청년희망적금 사례를 보면요.

    만기가 2년임에도 불구하고, 불입 1년 만에 가입인원의 15%, 약 45만명이 중도해지를 택했습니다.

    <앵커>
    만약 중도 해지하게 될 경우엔,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기존에 약정했던 혜택들을 모두 받을 수 없게 됩니다.

    청년도약계좌 혜택은 크게 3가지입니다.

    △기본금리 자체가 일반 적금보다 높은 점, △정부가 매달 2.1만원~2.4만원씩 추가 불입해준다는 점 △이자의 15.4%를 세금으로 내야 하는데, 이걸 비과세해준다는 점인데요.

    최고 연 6.5% 금리도 중도해지할 경우에는 이보다 훨씬 낮은 금리가 적용될 테고요.

    정부의 기여금, 그리고 15.4% 비과세 혜택도 모두 적용되지 않습니다.

    <앵커>
    불가피한 경우에는 예적금 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한다는 데, 이것도 대출금리가 높다면서요?


    <기자>
    네. 청년도약계좌의 예적금담보대출금리 1차안도 공개가 됐는데요.

    확정된 수치는 아닙니다만, 현재로서는 최고 연 7.3%입니다.

    내가 적용받는 적금 금리에 0.6~1.3%p를 더해 예적금 담보대출금리를 산정하는 것인데요.

    금리가 워낙 높다보니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은 대출보다는 해지를 택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의 청년 희망적금의 경우에도 담보대출은 가능한데요,

    중도해지를 크게 막을 순 없었거든요 금리가 높아서. 이번 청년도약계좌 역시 비슷하게 흘러가지 않겠냐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앵커>
    청년도약계좌, 오는 15일부터 가입이 가능한데요.

    그래도 금리가 매력적이기는 합니다. 어떤 점들을 고려해 봐야 할까요?

    <기자>
    우선 ‘내가 최소한 만기 1년짜리 적금 불입을 완수해 본 적이 있는가?’부터 돌아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청년도약계좌는 중도 해지 시 혜택들을 모두 받을 수 없게 되는데요.

    이렇게 되면 차라리 만기 1년, 2년짜리 일반 적금에 가입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거든요.

    그리고 또 하나. 앞으로 5년 안에 결혼이나 유학, 대학원 진학 등 큰 이벤트가 예정이 되어있는지도 고민해 보셔야겠습니다.

    다만, 생애 최초로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라면 특별사유에 해당돼서, 중도에 해지하더라도 정부기여금과 비과세 혜택은 받아갈 수 있습니다.

    물론 금리는 중도해지이율이 적용돼서 기존에 약정했던 것보다는 매우 낮게 적용받게 됩니다.

    <앵커>
    지금까지 김보미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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