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이 작년 12월 카타르 월드컵을 진행하면서 '탄소중립'을 구현한 축구대회라고 광고한 데 대해 스위스 당국이 근거 없는 거짓 주장이라고 판정했다.
스위스 광고 규제기관인 공정성 위원회는 9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카타르 월드컵을 탄소 중립적인 대회로 내세운 FIFA의 광고 문구를 심의한 결과 사실에 근거를 두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카타르 월드컵 과정에서 나온 온실가스 추정량을 금전적 보상을 통해 상쇄하고, 추후 확정될 배출량까지 보상하겠다고 FIFA는 약속했지만 구체적인 보상 계획이나 보상 방법에 대한 개념마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월드컵 대회를 전후해 '탄소 중립적'이라는 마케팅 문구를 단정적으로 사용한 것은 거짓되며 오해를 불러일으킬 인상을 준다"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앞으로 FIFA가 월드컵 대회로 발생할 온실가스 배출량을 정확하게 산출하고 보상 완료를 뒷받침할 구체적 입증 자료를 낼 수 없다면 다시는 이 같은 마케팅 문구를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스위스 공정성 위원회는 자국 내 광고 및 마케팅 행위의 적정성을 조사·심의하지만 강제 처분 권한은 없으며 권고 결정만 내릴 수 있다. 심의 결과나 권고 내용에 이의가 있으면 불복 절차도 밟을 수 있다.
FIFA는 카타르 월드컵 기간에 이 대회를 홍보하면서 사전에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이미 배출된 온실가스도 금전적으로 상쇄함으로써 탄소중립을 달성한 첫 월드컵 대회가 됐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국제환경단체들은 수천 명의 축구 팬들이 비행기 등을 타고 대회를 보러 몰려들었고, 경기장 곳곳에서 에어컨이 돌아가고 있었던 점 등에 비춰 '탄소중립 월드컵'이란 문구는 허위일 것이라며 공정성 위원회에 제소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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