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0대, K팝 '큰손' 부상…도대체 무슨 일이

입력 2023-06-11 13:08   수정 2023-06-12 06:47



'덕질'로 불리는 팬 활동에 적극적인 50~60대가 증가하면서 이들이 K팝 시장 '큰손' 소비자로 부상하고 있다.

11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분석한 '2012-2022 모바일 음악콘텐츠 이용 시간의 변화'에 따르면 지난해 50∼59세의 월평균 모바일 기기 음원 서비스 이용 시간은 19억8천만분으로, 전 연령대를 통틀어 19∼29세(55억9천만분)와 30∼39세(43억5천만분)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특히 이는 통상 아이돌 그룹의 주 수요층으로 여겨지는 13∼18세 10억5천만분의 약 2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 통계는 닐슨미디어코리아의 코리안클릭 데이터상 연도별 모바일 음원 서비스 앱 월평균 이용 시간을 산출하는 방식으로 작성됐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13∼18세는 2017년까지 20대에 이어 (음원 앱) 핵심 이용자층으로 자리해왔으나 2017년부터 뚜렷한 이용 시간 감소세를 보였다"며 "지난해에는 50대가 13∼18세의 이용 시간을 상회했다"고 분석했다.

전년 대비 연령별 이용 시간 증가율을 살펴봐도 50∼59세 172.0%, 60∼69세 205.2%로 13∼18세 146.8%를 크게 웃돌았다.

가요계에서는 이를 두고 지난 2020년 트로트 오디션 열풍 이후 장년층 팬들이 대거 K팝 시장 소비자로 유입된 점에 주목한다. 임영웅을 필두로 한 오디션 출신 가수들이 비단 트로트에만 머무르지 않고 발라드, 팝 록, 클래식 등 폭넓은 장르에서 활약하면서 구매력을 가진 장년층 팬들도 그만큼 지갑을 활짝 열었다는 것이다.

팬덤의 '화력'을 측정하는 지표 중 하나인 한터차트 기준 첫 주 판매량을 살펴보면 임영웅(110만장) 이외에 김호중(68만장), 이찬원(57만장), 영탁(52만장) 등 장년층 팬이 두터운 가수들은 여느 K팝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자랑한다.

멜론은 이용자가 선호하는 가수와 '팬 맺기' 기능을 제공하는데, 가수별로 맺은 팬의 연령대를 살펴보면 50대 이상 장년층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맺은 팬의 50대 이상 비율을 보면 임영웅(52%)·김호중(66%) 같은 트로트 오디션 출신은 절반이 넘는다. 이 밖에 방탄소년단(BTS) 12%, 세븐틴 10%, 블랙핑크 12% 등 K팝 아이돌 그룹도 10%를 넘겨 장년층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음반 판매와 더불어 K팝의 '양 기둥'으로 꼽히는 공연 시장으로 눈을 돌려보면 장년층의 활약은 더욱 두드러진다.

예스24가 자체 집계한 연도별 콘서트 티켓 구매자 연령 데이터를 살펴보면 50대 이상 구매자 비율은 2019년 5.5%에서 지난해 9.7%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지난해 예스24 콘서트 티켓 판매 상위 10위를 들여다봐도 NCT 드림(1위)과 NCT 127(2위)에 이어 임영웅(3∼4·6∼7·9∼10위)과 조용필(5위) 같은 장년층 관객이 많은 공연이 두각을 드러냈다.

온라인 결제에 익숙지 않은 부모를 대신해 자녀가 예매하는 사례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장년층 관객 비중은 더욱 클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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