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 부족에 정부가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를 5년 만에 종료시키면서 종합부동산세 공정시장가액 비율 정상화와 유류세 인하 단계적 폐지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자동차 개소세 인하는 경기 진작 차원에서 자동차 구입 때 최대 143만원의 세금 부담을 덜어주던 세제 지원이다.
6개월 단위로 일몰되는 조항이지만 2018년 7월 시행 이후 5년간 계속 연장되면서 한시 지원이라기보다 사실상 상시 지원으로 받아들이던 조치다.
세정당국은 원칙대로 매번 일몰 종료를 검토했으나 그때마다 거시경제 정책이나 정무적 판단에 밀렸다. 이번 일몰 시점 역시 관행대로 연장을 예상하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개소세 인하 종료라는 특단의 조치를 빼 들자 다음 관심은 그 결정의 배경이 됐다.
정부는 현재 자동차 판매 실적이 좋은 데다 과거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한 내수 진작 대책으로 이어온 탄력세율을 이제 종료할 때가 됐다고 공식적으로 설명했다.
복수의 재정당국 관계자들은 이런 결정의 주요 배경 중 하나로 최근의 세수 부족 사태를 꼽고 있다.
4월 기준으로 지난해 대비 덜 걷힌 세수가 33조9천억원에 달하는 등 올해 세수 펑크 사태가 기정사실화된 시점에서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세제 지원 조치를 회수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세제 지원 조치의 종료는 곧 세수 증대를 의미한다. 추가경정예산안 편성과 같이 쓸 수 있는 돈의 양을 물리적으로 늘리는 방안을 거부한다면 이런 유형의 세수 증대나 체납 세금에 대한 징수 강화 등 카드를 쓸 수밖에 없다.
다만 개소세 인하 조치 종료에 따른 세수는 5천억원 안팎에 그친다는 것이 재정당국의 설명이다. 개소세 인하 종료만으로 세수 회복을 크게 기대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종부세 공정시장비율이나 유류세 인하 조치까지 함께 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즉 개소세 인하 종료가 종부세 공정시장가액 비율 원상 복귀(60→80%)나 유류세 인하 단계적 종료 시기를 앞당기는 신호탄이 된다고 보는 시각이다.
정부는 현재 법이 허용한 최저 한도인 60%로 낮춘 종부세 공정시장비율을 80%로 되돌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유류세 인하 조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 안팎까지 오른 상황에서 나온 조치다. 유가가 상당 부분 정상을 찾은 현 시점에서 유지의 실익이 크지 않아진 것이다.
유류세 인하 조치로 줄어든 세금(교통·에너지·환경세)은 작년 한 해만 5조5천억원에 달한다. 세수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
다만 정부는 종부세 공정시장비율 정상화나 유류세 인하 단계적 종료 조치를 개소세와 연동해서 보는 시각을 경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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