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 데뷔 10주년을 하루 앞둔 12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에서 만난 클라우디아 어거스틴(23)은 친구들과 기념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7년 차 인도네시아 '아미'(방탄소년단 팬덤명)인 그는 전날 막 한국에 도착했다.
그는 "2018년에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는데 그때 방탄소년단이 전한 '러브 유어셀프'(Love Yourself)의 메시지 덕분에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다"며 "방탄소년단은 내가 나를 발견하도록 도와줬다. 나랑 같이 성장해줘서 고맙다"며 웃었다. 어거스틴은 여행 기간 한강공원 등 방탄소년단과 관련된 명소들을 둘러볼 계획이다.
소속사 빅히트뮤직 등에 따르면 방탄소년단 데뷔 10주년을 맞아 이날부터 서울 곳곳에서 'BTS 10th 애니버서리 페스타' 오프라인 이벤트가 열린다. 남산서울타워·세종문화회관·세빛섬·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등 서울 명소에서 팀을 상징하는 보랏빛 조명이 켜지거나 미디어파사드가 펼쳐진다.
하이브 사옥 한쪽 벽면에는 데뷔 10주년 기념 벽화 제작이 한창이었다. 설렘 가득한 표정의 아미 10여명은 아직 미완성인 벽화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일본 도쿄에서 온 이시이 시오리(46)는 이곳에서 방탄소년단의 대표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에 맞춰 춤을 췄다. 그는 일본에서도 취미로 다른 아미들과 안무 연습을 한다고 전했다.
그는 "방탄소년단이야말로 진정한 보이그룹이라고 생각한다. 영혼을 담아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볼 때마다 너무나 놀랍다. 다시 완전체로 모일 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에서 온 리즈 파펜코(17)는 "아미로 산 4년 동안 방탄소년단으로부터 아주 큰 열정을 얻었다. 그들은 역사를 만들어왔고 난 그들의 음악을 들을 때마다 살아있다고 느낀다"며 웃었다.
한 일본인 관광객은 방탄소년단 뷔(28·본명 김태형)의 인형을 들고 하이브 사옥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친구와 함께 도쿄에서 왔다는 그는 "우리는 뷔를 만나야 하는 중요한 임무를 띠고 한국에 왔다"고 말했다.
주변 상인들도 밀려오는 아미들 덕분에 '방탄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브 사옥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백승주(33)씨는 "아미들이 평소 하루에 10팀 정도 왔다면 지난주부터 40팀 넘게 방문하고 있다. 음료를 구매하는 아미들에게 기념으로 멤버들 사진을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모(51)씨는 "해외 아미 손님이 조금 주춤할 땐 많아 봐야 10명 정도였는데 최근에는 하루 150명 정도 방문하는 것 같다. 주로 멤버들이 그려진 교통카드를 기념품으로 구매한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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