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 울산 현대 구단이 소속팀 선수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인종차별적인 대화를 나눈 것에 대해 사과문을 게시하고 머리를 숙였다.
울산 구단은 12일 구단 SNS 계정을 통해 "선수단의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 피해 당사자와 관계자 그리고 팬 여러분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라며"빠른 시일 안에 사태 파악과 상벌위원회를 개최하고, 소속 인원 전원 대상 교육 등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하겠다"라고 밝혔다.
울산의 수비수 이명재의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팀 동료 이규성, 정승현 등이 댓글로 대화를 이어가던 중 뜬금없이 2021년 전북 현대에서 뛰었던 태국 국가대표 수비수 출신 사살락의 이름이 등장했다.
이들은 이명재를 향해 '동남아 쿼터'라고 지칭하는가 하면 박용우는 '사살락 폼 미쳤다'라는 글을 남겼고, 팀 매니저까지 '사살락 슈퍼태킁(태클)'이라고 적었다.
축구 팬들은 '사살락'의 실명이 등장한 게 이명재의 피부색이 까무잡잡하다는 이유로 선수들끼리 서로 놀리는 과정에서 나왔다며 인종차별적인 언사라고 비판에 나섰다.
결국 이명재는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고, 대화에 등장한 박용우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어젯밤 소셜미디어에서 팀 동료의 플레이 스타일, 외양을 빗대어 말한 제 경솔한 언행으로 상처받았을 사살락 선수 그리고 모든 팬, 주변인들에게 죄송합니다"라고 사과의 글을 남겼다.
울산 구단은 "이번 사태에 언급된 사살락 선수와 관계자들에게 사과를 전한다"라며 "이번 사건을 면밀히 파악해 상벌위원회를 개최하고 징계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역시 진상 조사에 나섰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울산 수단에 14일까지 경위서를 제출하라고 전달했다"라며 "경위서를 받아본 뒤 상벌위원회 개최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사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동남아시아 축구 팬들에게도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동남아시아 축구 소식을 다루는 트위터 계정인 '아세안 풋볼'에는 "최근 인스타그램에 울산 현대 선수들이 아세안(동남아시아) 선수를 향해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남겼다"라며 "아세안 출신으로서 이번 행동을 단순히 농담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인종차별 행위는 어떤 형태이든 축구계에서 비난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태국 언론들도 울산 현대 선수들의 사살락을 향한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곧바로 보도하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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