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부채비율 8년만에 최고...3곳 중 1곳은 이자 못 내는 한계기업

전민정 기자

입력 2023-06-13 15:00  

한국은행, 2022년 기업경영분석...국내 기업 성장·수익·안정성 모두 악화
지난해 기업 차입금 의존도 '역대 최고'...한계기업 비중 35%


국내기업 3곳 중 1곳은 번 돈으로 이자조차 내기 힘든 한계기업인 것으로 조사됐다.


원자재 가격과 환율 상승 등의 여파에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1년 전보다 나빠진 탓이다.

기업의 운전자금 수요 급증으로 기업 대출이 늘면서 부채비율도 지난 2014년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2022년 기업경영분석(속보)' 결과에 따르면 외부감사대상 법인기업 3만129개(제조업 1만2,199개·비제조업 1만7,930개)의 지난해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5.3%에 머물렀다.

이는 지난해 기업이 1천원어치를 팔아 53원을 남겼다는 의미다. 지난해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1년 전 6.8%에 비해 1.5%포인트나 하락했다.

이에 따라 기업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수준을 보여주는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이자비용)은 2021년 654.0%에서 455.4%로 큰 폭으로 악화했다.

특히 벌어들인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인 취약기업 수 비중도 2021년 34.1%에서 지난해 35.1%로 높아졌다.

재무 안정성 지표도 1년 전보다 악화했다.

지난해 전체 기업의 부채비율은 102.4%로 지난 2021년(101.0%)보다 1.4%포인트 높아졌다. 부채비율은 지난 2014년(106.5%)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다.

기업 자산(자본+부채) 중 은행 등 외부에서 조달한 차입금 비중을 의미하는 차입금 의존도는 28.2%로, 지난 2021년(27.6%)보다 0.6%포인트 높아지면서 역대 최고치인 2019년(28.3%)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이성환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운전자금 수요가 늘어나면서 외부 차입이 증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의 성장성을 보여주는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지난해 16.9%로, 2021년(17.7%)보다 0.8%포인트 줄었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전년 보다는 약간 낮아졌으나 지난 10여년간 추세에 비해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이 팀장은 "매출액 증가율이 2021년보다 약간 낮아지기는 했지만, 가격 상승·일부 업종 업황 개선 등 영향으로 높은 수준을 보여 우려보다는 좋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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