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최근 MR헤드셋 '비전프로'를 공개하면서 혼합현실(XR) 산업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가격인데 애플 헤드셋 가격이 우리 돈으로 450만원을 넘어설 만큼 비쌉니다.
안팎의 비판을 의식했는지 애플이 가격이 저렴한 보급형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오고 있습니다.
산업부 이서후 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이서후 기자, 애플이 야심작 비전프로를 공개했는데, 일단 반응이 엇갈렸죠?
<기자>
애플이 지난 5일 매년 개최하는 연례세계개발자회의에서 MR헤드셋 비전프로를 공개했습니다.
MR이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물체와 공간을 구현하는 가상현실(VR)의 이질감, 그리고 현실 세계에 가상 물체를 덧씌우는 증강현실(AR)의 낮은 몰입도를 개선한 혼합현실을 말합니다.
IT업계에서는 애플이 현 시대에 구현할 수 있는 최고 사양의 MR기기를 만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애플은 비전프로를 공개하면서 헤드셋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공간 컴퓨터'라고 소개했는데요.
PC와 모바일을 넘어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 자체가 디지털 세계를 잇는 역할을 한다는 뜻입니다.
반면 공개된 비전프로의 가격은 우리돈 약 456만원으로, 일반 소비자들은 기존 예상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난색을 표했습니다.
팀 쿡 애플 CEO가 비전프로의 가격을 공개하자 현장 객석에서는 야유가 울려 퍼지기도 했습니다.
메타의 퀘스트3 헤드셋과 비교하면 약 7배 비싼 가격이라 어쩌면 당연한 반응입니다.
<앵커>
혁신적인 기술의 집약체 라는데 이견이 없는 듯한데, 그럼에도 일반 소비자들이 선뜻 살 수 없는 가격이긴 합니다.
이렇게까지 비싼 이유는 뭡니까.
<기자>
비전프로 사양에 그 답이 있는데요.
우선 비전프로에는 카메라 12개와 센서 5개가 탑재돼 별도의 콘트롤러 없이도 머리, 눈, 손 움직임을 추적해 기능합니다.
또 비전프로를 착용하면 30미터 폭의 화면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요.
국내 최대 규모 CGV용산아이파크몰 아이맥스 관의 가로 화면 크기가 31미터입니다.
이같은 고사양을 구현하기 위해선 고부가가치 디스플레이가 탑재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중 비전프로 고글 내부에 탑재돼 눈앞에서 영상을 펼쳐 보여주는 역할을 하는 마이크로OLED가 가장 핵심입니다.
마이크로, 한마디로 아주 작은 화소, 즉 픽셀이 촘촘하게 붙어 있는 디스플레이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좀 더 세밀한 화면을 나타낼 수 있어, VR 과 AR 기기에는 필수입니다.
실리콘 웨이퍼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올레드 온 실리콘, 올레도스(OLEDoS)라고 불립니다.
중국리서치회사 웰쎈XR에 따르면 비전프로 원가는 1,609달러, 이중 마이크로OLED 원가가 700달러라고 하는데요.
이 자료가 맞다면, 전체 원가의 약 43% 비중에 해당할 정도로 비싼 겁니다.
<앵커>
가격이 가장 비싼 부품인 마이크로OLED를 공급하는 기업은 국내 기업이 아닌 일본의 소니라고요?
<기자>
마이크로OLED가 대량 생산 제품에 상용화되는 건 이번 애플의 비전프로가 처음입니다.
비전프로에 들어가는 마이크로OLED 는 소니가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이라는 자체XR기기를 보유하고 있어 관련 기술에서 앞서고 있습니다.
아직 국내 기업 중에선 양산할 수 있는 곳이 없지만, 현재 마이크로OLED 양산에 빠르게 나서며 추격하고 있습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부터 SK하이닉스와 함께 마이크로OLED 개발과 양산 체제 구축에 나섰구요.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안에 파일럿 라인을 완공하고 2024년 양산 체제를 갖출 계획입니다.
삼성은 지난달 미국 마이크로 OLED업체 이매진을 2,9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삼성디스플레이가 RGB 기반 마이크로 OLED 개발에 착수했다는 소식까지 들려왔는데요.
RGB 마이크로OLED는 애플 비전프로에 적용된 마이크로OLED보다 진보한 기술입니다.
커지는 XR 시장에 대비하고 있는거죠.
<앵커>
애플로서는 가격 떨어뜨리는 것이 시급한 과제인데, 결국 마이크로OLED 단가를 낮추는 시도를 하겠군요.
<기자>
애플은 협력사들을 경쟁시켜 납품 단가를 낮추는 전략으로 유명합니다.
현재 소니가 애플의 유일한 마이크로 OLED 공급사지만, 여기에 국내 기업이 공급망에 곧 합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이미 애플은 LG디스플레이 등과 최첨단 고가 부품을 낮은 가격에 납품하도록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으로 소니와 삼성, LG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대목입니다.
<앵커>
여기에 애플이 가격이 싼 보급형 MR헤드셋을 개발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더군요.
<기자>
최근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애플이 비전 프로보다 저렴한 기기를 이미 개발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블룸버그는 비전프로의 가격이 소비자와 평론자 모두에게 비판을 받았으며, 가격에 대한 애플의 주장도 설득력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는데요.
애플 내부에서도 가격이 비전 프로 대중화의 진입 장벽이 될 것이란 판단 하에 저가형 MR 헤드셋 개발에 이미 착수했다는 겁니다.
그간 애플이 제품명을 정했던 공식을 고려하면, 프로라는 이름이 붙은 비전프로가 최상위 버전이라는 추측이 가능합니다.
현재 비전프로의 미국 출시가 내년초로 예상되는 가운데 보급형은 그로부터 약 2년 뒤 나올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앵커>
기존 애플 메인 협력사에 국내 기업이 대거 포진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번 비전프로에도 마이크로OLED를 제외한 최첨단 부품 대부분은 국내 기업에서 공급하죠?
<기자>
비전프로에 들어가는 고부가가치 부품은 디스플레이 외에 실리콘칩과 센서 등이 있습니다.
우선 애플이 자체개발한 M2칩에 들어가는 반도체 패키징 기판(FC-BGA)은 그간 그랬던 것처럼 삼성전기가 담당한다고 알려졌습니다.
또 비전프로에는 다른 MR 헤드셋과 달리 고글 외부에 디스플레이를 탑재된 것이 큰 차이인데 외부 디스플레이는 LG디스플레이가 공급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그밖에 3D 비행시간측정(ToF) 모듈은 LG이노텍이 납품합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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