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밀 가격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15년 만에 처음으로 소매상과 도매상, 가공업자 등의 재고 보유량 제한조치에 착수했다.
더타임스오브인디아 등 인도 매체와 로이터 통신 등은 13일(현지시간) 인도 식량부가 전날 이 같은 조치를 결정, 바로 시행에 들어갔다며 이 조치는 새로운 밀 수확분이 시장에 나오는 내년 3월까지 유효하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몬순 우기가 서서히 진행돼 곡물 생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조짐이 나오는 가운데 내년 총선 전 밀 가격이 더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내년 4∼5월 실시되는 총선에선 연방 하원의원 543명을 뽑는다.
산지브 초프라 식량부 차관은 밀의 시장가격이 지난 한 달 동안 8% 급등했다면서 이에 따라 소매 가격 상승 충격이 조만간 체감될 수 있다고 말했다.
초프라 차관은 일부 '비양심적인' 사람들이 인도에 밀이 충분히 있음에도 인위적 부족 사태를 만들어 가격을 대폭 올리려고 밀을 사재기하고 있다면서 이번 조치의 배경을 설명했다.
식량부 발표 내용에 따르면 밀 거래업자와 도매상은 재고를 최대 3천t까지 가질 수 있다. 소매상과 대형체인 소매점은 10t까지, 제분소와 가공업소는 연간 저장능력의 75%까지 각각 재고를 보유할 수 있다.
이미 인도 정부는 앞서 지난 1일(현지시간) 5년간 1조 루피(16조400억원)를 투입, 농업협동조합 부문의 각 단위 지역에 곡물 2000t을 저장할 수 있는 창고 건설 계획을 밝혔다. 현재 1억4500만t인 곡물 저장능력을 2억1500만t으로 7000만t으로 늘릴 수 있게 됐다.
초프라 차관은 또 인도식품공사(FCI)가 150만t의 밀을 공개시장을 통해 제분소와 거래업자, 가공업자 등에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밀 수출 금지 조치를 지속할 것이며, 수입관세 인하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세계 2위 밀 생산·소비국인 인도는 지난해 5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 세계적인 밀 수입 수요가 급증했음에도 갑작스러운 기온 상승으로 밀 생산량이 줄어들자 밀 수출을 금지한 바 있다.
앞서 인도 식량부는 이달 초 가격이 급등하는 콩 두 종류에 대해서도 재고량 제한조치를 내렸다.
(사진=EPA 연합)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한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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