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밀반출' 트럼프, 37개 혐의 전면 부인·무죄 주장…"마녀사냥"

입력 2023-06-14 05:54  


불법적인 기밀 반출 혐의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연방법원에 출석해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무죄를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께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연방법원에서 열린 기소인부 절차에서 변호인을 통해 자신에 대한 혐의를 전면으로 부인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변호하는 토드 블란치 변호사는 이 자리에서 "우리는 확실히 무죄를 주장한다"고 말했다.

기소인부 절차는 본격적인 재판에 앞서 법원이 피의자에게 자신의 혐의 인정 여부를 묻는 절차를 말한다. 법정에는 이번 사건을 수사한 잭 스미스 특검도 참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또 다른 변호인인 알리나 하바는 법원 앞에서 기자들에게 "오늘은 도전적인 트럼프에 대한 것도, 공화당에 대한 것도, 내년 대선에 대한 것도 아니다"라며 "이 나라를 그토록 오래 갈라놓은 미국의 원칙을 파괴하는 것에 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바 변호사는 트럼프 기소를 "독재국가들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이라며 "트럼프에게 행해진 일은 모든 시민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했다.

검은색 양복에 빨간색 넥타이를 착용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소인부절차 때 무표정한 얼굴로 있었다고 NBC 방송이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정에 서기 전 지문을 찍는 등의 절차를 진행했지만, 범인 식별용 얼굴 사진인 머그샷 촬영은 하지 않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소 절차상 이날 체포돼 구금 상태였지만, 기소인부 절차를 진행한 조너선 굿맨 판사는 그가 도주 위험이 없다고 판단해 석방했다.

다만 굿맨 판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함께 기소된 월트 나우타 보좌관과의 소통을 금지하고, 검찰 측에는 트럼프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접촉해선 안 되는 증인 목록을 제출하라고 명령했다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소인부 절차를 끝내고 오후 4시 직전에 법원을 떠나 뉴저지주의 베드민스터에 있는 자신의 골프클럽으로 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저녁 이곳에서 공식 입장을 발표한다.

나우타 보좌관도 법정에서 무죄를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백악관에서 근무했고, 이후 트럼프의 자택이 있는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일해왔다.

나우타는 트럼프 전 대통령 지시에 따라 반출한 기밀 문건을 다른 장소에 숨기는 등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미국 연방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취득한 국가기밀 문건을 퇴임 후 마러라고 자택으로 불법 반출·보관한 혐의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했다.

연방 검찰은 기소 때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국방 관련 기밀 정보를 의도적으로 보유한 혐의(31건) 등 모두 37건의 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전·현직 미국 대통령이 연방 범죄로, 연방 검찰에 의해 형사 기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 35분께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의 경호를 받으면서 전날밤 머물렀던 마아애미의 '트럼프 내셔널 도럴 골프클럽'을 출발해 마이애미 연방법원으로 이동했다.

그는 법원으로 이동하면서 올린 글을 통해 "법원으로 가는 중. 마녀사냥!!!"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 "미국 역사상 가장 슬픈 날 중 하나"라고도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4월 초엔 뉴욕 지방법원에 출석해 2016년 대선 직전 자신에 대한 성추문을 막기 위해 성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 '입막음 돈'을 지급하면서 회계를 조작한 혐의 등으로 뉴욕 맨해튼 지검으로부터 기소당해 기소인부절차를 밟은 바 있다.

그는 당시에도 자신에게 적용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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