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경우 기온과 대기 오염도가 높을수록 폭력 범죄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들의 공격성도 기온과 대기 오염도 등의 영향을 받을까? 실제로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클라스 린먼 교수팀은 16일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서 2009~2018년 뉴욕 등 8개 도시에서 발생한 개 물림 사고 6만9천여건을 분석한 결과 맑은 날씨에 기온이 높고 대기 오염도가 높을수록 개 물림 사고 발생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더운 날씨와 높은 대기 오염도는 인간은 물론 붉은털원숭이, 쥐·생쥐 등의 공격성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런 요인이 인간에 대한 개의 공격성에도 영향을 미치는지는 확실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개 물림 사고가 환경적 요인의 영향을 받는지 조사하기 위해 2009~2018년 댈러스, 휴스턴, 볼티모어, 배턴루지, 시카고, 루이빌, 로스앤젤레스, 뉴욕 등에서 발생한 개 물림 사고 6만9천525건과 사고 당일 날씨, 기온, 자외선, 강수량, 오존 및 초미세먼지(PM2.5) 농도 등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개 물림 사고는 날씨가 덥고 햇볕이 쬐는 맑은 날씨와 대기 오염도가 높을 때 11% 이상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 요인에 따라서는 자외선 지수가 높은 경우 개 물림 사고 발생이 11%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기온이 높은 날에는 4%, 오존 농도가 높은 날에는 3%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에 강수량이 많은 날에는 개 물림 사고가 오히려 1% 감소했으며, PM2.5 농도는 개 물림 사고 발생 빈도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는 높은 기온 및 대기 오염도가 개 등 다양한 종들의 공격성 증가와 관련 있다는 견해를 강화해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이런 관계를 확인하고 조사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또 이 연구의 제한점으로 개 물림 기록에 개의 품종, 성별, 중성화 여부 등 사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요인 정보가 포함되지 않은 점과 물린 피해자가 개를 알고 있었는지 등 상황 정보도 없는 등을 들었다.
린먼 교수는 "덥고 화창하고 스모그가 낀 날 개 또는 인간-개 사이의 상호작용이 더 적대적으로 된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며 "이는 폭염과 대기 오염의 사회적 부담에는 동물의 공격성으로 인한 비용도 포함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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