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한 방이었다.
배우 이도현이 지난 8일 인기리에 종영한 JTBC 수목드라마 ‘나쁜엄마’를 통해 연기력을 입증하며 시청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그는 ‘잘 생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잘 생겼다기보다 다양한 매력이 있는 얼굴이라 생각해요. 못생겼을 때는 정말 못생겼어요.(웃음). 매번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것보다 다양하게 보여줄 수 있는 비주얼이라 생각해요.”
‘나쁜 엄마’는 자식을 위해 악착같이 나쁜 엄마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영순(라미란 분)과 아이가 되어버린 아들 강호(이도현 분)가 잃어버린 행복을 찾아가는 감동의 힐링 코미디. 지난 4월 3.6%(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첫발을 내디딘 후 꾸준히 시청률 상승세를 이어갔으며, 10회에서 마의 10%를 돌파하고, 최종회인 14회는 자체 최고인 12.0%를 기록했다.
“제게는 새로운 도전이었어요. 대본이 너무 재밌었어요. 정말 어려울 것 같았는데 오기가 생겼어요. 행복한 작업이었고 결과가 너무 좋아서 다행이에요. 사실 결과가 안 좋았더라도 저한테는 참 재밌었고 많은 걸 배운 작업이었어요. 제 인생 가치관도 바뀌고 연기의 새로운 길도 열렸어요.”
최강호는 엄마까지 외면하며 철저히 성공만을 위해 달리던 냉철한 검사. 하지만 불의의 사고로 하루아침에 7살이 돼 잃어버린 순수함과 가족애를 회복하는 인물이다.
“37세 최강호든 7세로든 괴리감이 없어야 한다는 게 과제였어요. 감독님의 배려와 함께 어린 아이부터 초등학생까지 목소리를 바꿔가며 톤을 가다듬는데 신경 썼죠. 가장 어려웠던 컷은 서진-예진과 함께하는 장면이었는데, 그들과 대사를 나누던 와중에 제 톤이 어려지는 것이었어요. 나중에 감독님께서 그대로 하는 게 좋겠다고 다잡아주셨어요.”
이도현은 냉혈검사와 7세 인지수준의 아이까지 넘나드는 캐릭터 감과 함께, 코믹, 스릴러, 로맨스 등 폭넓은 장르를 아우르는 자연스러운 표현법으로 시청자들에게 또 한 번 주목을 받았다.
“감독님들께서 잘 잡아내준 것이 좋게 비쳐진 것이라 생각해요. 욕심이 많아서 연기연습을 많이 하곤 하지만, 오히려 내려놓고 집중할 때 더 빛을 보는 것 같더라고요. 점점 비워내는 것이 중요함을 깨달아 가고 있어요.
‘나쁜 엄마’는 라미란과 이도현이 보여준 절절한 엄마와 아들 간의 연기 호흡이 돋보였다. 두 사람은 시청자보다 더 많이 울고, 울지 말아야 할 장면에서는 울음을 꾹꾹 참아가면서 촬영에 임했단다.
“또 한 명의 엄마, 라미란 선배님을 얻었어요.(웃음) 인생 가치관을 새롭게 알려주시고, 배우로서의 일을 헤쳐 나갈 방법을 조언해준 새로운 엄마예요. 많은 준비보다 직접 온전히 마주하면서 큰 감정교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경험을 하게 됐어요. 맨 처음 리딩이 끝나고 회식할 때, 제가 라미란 선배님께 ‘엄마라고 해도 될 까요’라고 했더니, 라미란 선배님이 ‘아이 뭘 엄마야, 누나라고 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극상에서 엄마니까 제가 너무 혼동이 와서 ‘너무 죄송하지만 엄마라고 하겠습니다’라고 말한 게 지금까지 엄마라고 부르게 된 거예요.”
지난 2017년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로 데뷔해 주연작 ‘18어게인’(2020), ‘오월의 청춘’(2021) 그리고 ‘더 글로리’까지 연기 스펙트럼을 차곡차곡 쌓은 이도현에게 ‘나쁜 엄마’는 도전 그 자체였다.
“‘18어게인’은 첫 주연작으로서 성공적으로 단추를 잘 꿰었던 것 같아요. 외적으로는 ‘더 글로리’, 해외에서 친구가 사인 좀 해달라는 피드백이 올 정도로 잘됐던 것 같아요. 언제 이런 걸 해볼까 싶은 새로운 것들에 도전하는 것을 좋아해요. 캐릭터보다는 전체적인 대본이 좋다면 선택하는 편이기도 해요. 특히 ‘오월의 청춘’ 당시 시대배경의 우려점이 있었지만, 아무에게나 올 캐릭터 기회가 아니라는 판단에 설득해서 출연했어요. 준비자세는 늘 같아요. 신인이든 선배님이든 그들의 커리어에 누를 끼치면 안 된다는 생각에 늘 꼼꼼히 준비해요.”
우려와 달리 이도현은 변화무쌍한 연기로 ‘더 글로리’에 이어 ‘나쁜 엄마’로 흥행 연타석을 기록했다.
“배우로서는 그저 최선을 다하고, 결과는 받아들이는 것이라 생각해요. 과정 자체가 좋다면 그 다음도 좋으리라고 생각해요. ‘더 글로리’ 때는 주변의 호평과 달리 스스로는 이상했어요. 그래서 어느 부분이 잘한 것인지 묻고 다녔죠. 이번에 라미란 선배에게 여쭤봤더니 ‘넘칠 듯 넘치지 않도록 연기하는 것이 잘하는 것’이라 말해주시더라고요. 여전히 매번 아쉽고 어렵지만 제 자신에게 칭찬을 하는 버릇을 들이고 있어요.”
이도현은 올해 입대 예정이다. 그는 영화 ‘파묘’로 스크린 데뷔까지 앞두고 있다.
“아쉬움이 하나도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만큼 다행인 마음도 있어요. 배우로서는 중요한 경험적인 측면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인생을 배울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또한 4~5년간 쉴 틈 없는 작품 릴레이에서 벗어나, 저나 시청자분들께 잠시나마 휴식기와 함께 성장기가 될 것으로 생각해요.”
이도현과 임지연과 공개 연애 중이다. 두 사람은 ‘더 글로리’로 인연을 맺은 후, 연인으로 발전했다. 이들은 지난 4월 열애를 인정하고 사랑을 키워 나가고 있다. 또 임지연은 1990년생, 이도현은 1995년생으로 두 사람은 5살의 나이 차이를 극복한 연상 연하 커플이다.
“잘돼서 축하한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그 친구도 여러 촬영 스케줄이 있어서 작품을 봤는지는 모르겠어요.(웃음) 짬날 때 대본을 함께 보며 이야기를 하곤 해요.”
이도현은 ‘나쁜엄마’로 인생 캐릭터 경신과 함께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활약으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이도현의 다음 작품이 벌써부터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제 연기를 통해 힘을 얻고 공감해주신다면 그만큼 큰 보람은 없다고 여전히 생각해요. 앞으로도 그만한 값어치 있는 배우로서 노력할 거예요. 현재는 대학생 때부터 꿈꿨던 뮤지컬무대를 위해 레슨을 받는 중이예요. 꾸준한 연습을 통해 무대 위에서 관객과 만날 기회를 마련하고 싶어요.”
한국경제TV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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