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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채권 머니무브 현실화될까…늘어나는 '채권개미' [GO WEST]

박찬휘 기자

입력 2023-06-20 19:07   수정 2023-06-20 19:07

    글로벌 기관투자자 상반기 결산 앞둬
    "글로벌 증시자금 1500억달러 유출 예상"
    "글로벌 증시, 3~5% 하락 전망"
    <앵커>

    글로벌 경제와 증시, 기업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하는 'GO WEST' 시간입니다.

    글로벌콘텐츠부 박찬휘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간밤 미국 증시가 준틴스데이 연휴로 휴장한 가운데, 오늘 미국 증시가 어떻게 흘러갈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오늘 고웨스트 키워드를 살펴보기에 앞서 오늘 미국 증시 전망 먼저 간단히 짚고 가겠습니다.

    박 기자, 미국 증시 선물 흐름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네. 개장 전 미국 증시 3대 지수 선물은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간밤 유럽증시가 일제히 내린 가운데 오늘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한 모습인데요.

    유럽증시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완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며 차익실현 물량이 출회되고 있습니다.

    특히 간밤 영국의 2년 만기 국채금리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5% 돌파를 시도했는데요.

    영란은행(BOE) 통화정책 결정을 앞두고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공격적인 긴축 정책이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졌습니다.

    한편 이번주 미국 증시는 제롬 파월 연준(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시작으로 연준 위원들의 연설이 잇따라 예정돼 있습니다.

    파월 의장은 내일 의회에 출석해 이틀간 통화정책에 관한 내용을 보할 예정인데요.

    지난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파월 의장의 발언을 통해 추후 통화정책 방향을 유추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이어지는 연준 위원들의 연설로 현재 연준 분위기가 매파에 가까운지 비둘기파에 가까운지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오늘 키워드 전해주시죠.

    <기자>

    네. 오늘 첫 번째 키워드 '주식에서 채권으로' 입니다.

    글로벌 투자자금이 주식에서 채권으로 대거 이동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에 이렇게 키워드를 잡아봤는데요.

    JP모간은 "주식시장이 1,500억 달러, 우리 돈 191조 원 규모의 리밸런싱(자산 조정) 세일을 겪을 것"이라며 "이에 따라 향후 몇 주 동안 새로운 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즉, 조정이 나올 수 있다고 전망한 건데요.

    JP모간의 니콜라오스 패니거지글로 전략가는 "국부펀드나 연금펀드 같은 대형 기관투자자들이 지난 2021년 4분기 이후 최대 규모의 리밸런싱 자금이 유입되면서 채권 비중을 늘리는 쪽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의 조사 결과, 올해 2분기 MSCI 글로벌 주가지수는 5% 상승한 반면, 블룸버그 글로벌 채권 지수는 1.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통 기관투자자들은 매 분기 말과 월말에 포트폴리오를 점검하는데, 이때 주식과 채권 비중을 조절하는데요.

    연초 이후 증시가 가파르게 반등하면서 주식이 채권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고, 이에 따라 주식 비중을 줄여 채권 비중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 된 겁니다.

    <앵커>

    기관투자자들은 주식과 채권 비중을 어떻게 설정하나요?

    <기자>

    네. 연기금과 국부펀드의 경우 포트폴리오에서 주식과 채권을 6 대 4 비중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JP모간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확정급여연금펀드는 목표 포트폴리오에 따라 최대 1,850억 달러에 달하는 주식을 처분해야 할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다만 다른 펀드에 비해 리밸런싱 규제가 엄격하지 않아 실제 규모는 이보다 작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일본의 연금적립금관리운용 독립행정법인(GPIF)은 총 370억 달러에 달하는 주식을 처분해야 하고, 노르웨이 석유펀드는 180억 달러, 스위스 국립은행은 110억 달러 어치 주식을 채권으로 넘겨야 한다고 JP모간은 추산했는데요.

    다만 이러한 전망에 대해 해당 기금운용 관계자들은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주식에서 채권으로 자산을 넘기게 되면 글로벌 증시가 타격을 받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리밸런싱이 필요한 금액이 적지 않은 만큼, 주식시장도 일부 충격이 예상되는데요.

    JP모간은 "주식과 채권의 수익률 격차가 지난 2021년 4분기 이후 최대치로 벌어졌다"며 "이에 따른 주식-채권 교체 리밸런싱은 증시에 최대 5%의 조정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리밸런싱이 아니더라도 연준의 긴축 정책이 끝이 보이기 때문에 채권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만약 JP모간의 예상대로 대규모 리밸런싱이 이루어진다면 증시는 충격을 받을 수 있겠지만, 채권 시장은 수혜를 받을 것으로 풀이됩니다.

    <기자>

    맞습니다. 세계최대 채권 운용사 핌코는 "채권이 다시 돌아왔다"고 말했는데요.

    "2년 동안 금리 상승기를 보내면서 채권 수익률은 최근 20년새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왔다"며 "리스크가 큰 하이일드 채권보다 우량 채권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7%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월가 전문가들 역시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가장 주목해야 할 자산으로 채권 상품을 꼽았는데요.

    높은 이자를 원하는 투자자라면 단기물 채권, 향후 금리하락을 염두해둔 투자자라면 장기물 채권이 유리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고금리 수익을 노릴 수 있는 채권 단기물과 가격 차익이 큰 장기물을 나눠서 투자하는 바벨 전략도 효과적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앵커>

    개인투자자들 역시 연초 이후 채권 관련 상품에 대거 투자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두 번째 키워드 '늘어나는 채권개미'입니다.

    개인투자자들은 연준의 긴축 종료 기대감에 이미 연초부터 국내외 채권 상품에 대거 투자해왔는데요.

    올해 개인투자자의 채권 순매수액은 이미 지난해 연간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지난 16일 기준, 개인투자자 올해 채권 순매수액은 18조883억 원을 기록했는데요.

    전년 동기 대비 4배 이상 늘어난 규모이고, 지난해 전체와 비교해도 두배 가까이 많은 수준입니다.

    <앵커>

    신규 진입하는 투자자들이 주목할 만한 채권 관련 상품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기자>

    네. 만기 20년 이상의 장기채 3배 레버리지 ETF인 TMF와 만기 20년 이상 장기채를 1배로 투자하는 ETF인 TLT가 대표적입니다.

    특히 TMF의 경우 서학개미들이 올해에만 6억 달러 넘게 순매수했는데요.

    이는 같은 기간 지난해 서학개미 순매수 1위를 기록한 테슬라 순매수액의 10배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장기채 1배 ETF인 TLT를 연초 이후 2천억 원 가량 순매수한 것으로 미루어 봤을 때 서학개미들이 채권에 대해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밖에 미국 회사채에 투자하는 상품으로는 블랙록 자산운용의 LQD가 있습니다.

    한편 국내에서는 동학개미들이 미국 장기 국채에 투자하는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H) ETF'와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합성 H) ETF'를 각각 500억 원 가까이 사들였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글로벌콘텐츠부 박찬휘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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