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대기업의 감사용역 보수가 4년 전과 비교해 100% 이상 급증했으나, 감사시간은 50%가량 늘어나는 데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500대기업 중 2018∼2022년 감사 보수·시간을 알 수 있는 기업 308곳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이들 기업의 감사용역 보수액은 2천949억4천500만원으로 2018년 대비 107.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감사시간은 총 179만7천471시간에서 272만1천213시간으로 51.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조사 대상 중 감사용역 보수액이 2배 이상 늘어난 기업은 195곳(63.3%)으로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하지만 감사시간이 2배 이상 늘어난 곳은 전체 기업의 4분의 1 수준인 79곳(25.6%)에 불과했다.
이는 2018년 일명 '신외부감사법' 시행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신외부감사법 시행으로 기업은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해 의무적으로 외부 감사를 받고, 상장사는 일정 기간 정부가 지정한 회계법인을 선임해야 한다.
다만 기업이 지출하는 감사용역 보수가 자산 성장에 비교해 지나치게 커 과다 지출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고 CEO스코어는 전했다.
감사용역 보수액이 4년새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삼성전자로, 2018년 44억원에서 2022년 84억2천400만원으로 40억2천400만원(91.5%) 늘었다.
이어 삼성생명(22억9천800만원), SK하이닉스(22억5천만원), 우리은행(22억1천400만원), 한국전력공사(20억5천400만원), LG전자(19억5천만원) 등의 증가액이 컸다.
감사시간 역시 삼성전자가 2만7천745시간(55.0%) 늘어 조사대상 기업 중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이어 LG전자(1만8천933시간), 삼성생명(1만8천269시간), SK하이닉스(1만5천153시간), GS리테일(1만2천347시간), 현대모비스(1만2천192시간) 등의 순이었다.
감사용역 보수 증가율은 애경케미칼(638.6%)이 가장 컸다.
애경케미칼은 2018년 감사용역 보수로 7천만원을 지출했지만, 2022년에는 5억1천700만원이나 썼다. 이 기간 자산은 144.6% 늘었지만, 감사용역비 증가율에는 미치지 못했다.
크래프톤(595.8%), 한화손해보험(525.3%), 신영증권(521.2%), GS리테일(500.7%) 등도 감사용역 보수 증가율이 높았다.
하지만 같은 기간 자산 증가율은 한화손해보험 20.7%, 신영증권 19.9%, GS리테일 103.3% 등으로 감사비용 증가율을 대부분 밑돌았다.
한편 지난해 4대 회계법인이 받은 감사보수액을 보면 삼일이 812억9천5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삼정(786억6천800만원), 한영(706억800만원), 안진(401억3천900만원)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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