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전 판세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리야드(사우디아라비아), 로마(이탈리아), 부산(한국) 순으로 지지를 얻고 있다는 이탈리아 언론매체 보도가 나왔다.
이탈리아 유력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는 21일(현지시간) 로마 엑스포 유치위원회를 인용해 "리야드가 약 70표, 로마가 약 50표, 부산이 약 30표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유치전 판세를 분석했다.
로베르토 구알티에리 로마 시장은 "사우디가 가장 앞서고 있지만 투표가 비밀투표로 진행되기에 사우디에 지지를 약속한 국가들이 정작 투표 때 지지를 철회할 가능성이 있다"며 "게임은 아직 열려 있다"고 말했다.
2030 엑스포 최종 개최지는 11월 말 열리는 국제박람회(BIE) 총회에서 179개 회원국의 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1차 투표에서 개최지로 결정되려면 3분의 2 이상을 득표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1·2위 후보 도시 간 결선 투표를 거친다.
구알티에리 시장은 전날 프랑스 파리 BIE 총회에서 열린 프레젠테이션(PT)이 끝난 뒤 한국 대표단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이는 로마와 리야드가 결선 투표를 치를 경우 부산 표가 결정적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라 레푸블리카'는 전했다.
한국 역시 부산과 리야드가 2차 투표에 진출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으며 이 경우 로마를 지지했던 유럽 표를 끌어모아 유치권을 따낸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로마는 엑스포 유치전에서 후발 주자로 꼽히지만, 유럽연합(EU)이라는 든든한 뒷배가 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 대표는 지난 3월 "로마의 엑스포 유치를 지원하기 위해 전 세계에 있는 EU의 모든 대표단을 동원할 것"이라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다만 최근 수개월 동안 이탈리아와 외교적 갈등을 빚었던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일찌감치 리야드 지지를 공개 선언했다.
이탈리아는 전날 BIE 총회에서 개발도상국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아프리카 대륙의 표심에 호소하기 위한 전략으로 평가된다.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연사로 나서 "이탈리아와 이탈리아인 모두는 로마의 2030 엑스포 유치를 바란다"며 "전 국가적인 차원에서 이를 지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라 레푸블리카'는 "2020년, 2025년 엑스포 개최지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일본 오사카가 결정된 만큼 대륙별 순환 원칙에 따라 2030 엑스포 개최지는 유럽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게 불문율로 통한다"고 전했다.
(사진=AP 연합)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한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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