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흑자 677.9억달러, 49%↑'사상최대'…승용차수출·운송수입 등 영향
우리나라가 지난해 중국과의 경제적 거래에서 21년 만에 처음 적자를 봤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계·정밀기기, 석유제품 수출은 줄고 원자재 등 수입은 늘어난 탓이다.
반면 자동차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대미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중 갈등 속 한미간 경제협력이 강화되면서 미국이 중국을 제치고 다시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으로 올라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22년 지역별 국제수지(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경상수지는 298억3천만달러 흑자로 2021년(852억3천만달러) 대비 흑자 폭이 절반 이하(554억달러) 급감했다.
국가별로는 대(對)미 경상수지 흑자가 2021년 455억4천만달러에서 지난해 677억9천만달러로 48.9% 늘었다. 1998년 지역별 경상수지가 집계된 이래 가장 큰 대미 흑자 규모다.
이는 승용차를 중심으로 수출이 늘면서 상품수지 흑자(563억8천만달러)가 최대 규모로 늘어난 데 따른 결과다.
서비스수지 적자(-20억2천만달러)는 운송수입 증가 등에 힘입어 전년(-40억9천만달러)보다 20억달러 이상 줄어 2005년(-33억달러) 이후 최소 적자를 기록했다.
현지법인으로부터의 배당 수입도 늘면서 대미 본원소득수지(137억9천만달러)와 본원소득수지 내 투자소득수지(133억5천만달러) 역시 역대 1위 흑자로 나타났다.
반면 대중 경상수지는 2021년 234억1천만달러 흑자에서 지난해 77억8천만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반도체 가격 하락이 두드러졌던 지난 2001년(-7억6천만달러) 이후 21년 만의 첫 대중 적자 기록이다.
기계·정밀기기,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상품 수출은 줄어든 반면, 상품 수입은 화학공업제품 등 원자재를 중심으로 증가하면서 상품수지에서 100억6천만달러나 적자를 봤다.
상품 수입과 함께 운송비 지출도 늘어 운송수지를 포함한 서비스수지 역시 2021년 28억8천만달러 흑자에서 지난해 5억9천만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서비스수지도 5억9천만달러 적자를 나타냈으며 배당수입 감소 등으로 본원소득수지도 49억5천만달러에서 26억4천만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일본에 대한 경상수지의 경우 177억8천만달러 적자였지만, 1년 전(-222억달러)과 비교하면 적자 규모가 약 20% 줄었다.
화학공업·석유제품 등의 대일 수출 호조로 상품수지 적자 폭이 176억9천만달러에서 153억3천만달러로 축소됐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과의 거래에서는 전년 6억3천만달러 적자에서 70억4천만달러 흑자로 전환했다. 2012년(15억1천만달러) 이후 10년 만의 흑자다.
대동남아 경상수지 흑자(1천23억6천만달러→802억3천만달러)는 원자재 수입 확대에 따라 줄었고, 대중동 경상수지 적자(-479억8천만달러→-880억5천만달러) 규모는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원유 수입 증가 탓에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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