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구의 어린이보호구역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20대 여성 교사가 좌회전 하던 트럭에 치여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피해 가족은 "신호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며 사고 원인을 지적했다.
22일 부산 북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4시 30분께 북구 한 초등학교 앞에서 40대 남성이 몰던 트럭이 좌회전하다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20대 여성 A씨를 들이받았다.
이 학교 사서교사인 A씨는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현재 혼수상태다.
사고 당시 횡단보도 보행자 신호등은 꺼져 있었고 차량 신호는 황색 점멸등이었다. A씨 가족 측은 당시 보행자 신호등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A씨 가족 측은 "어린이보호구역인데도 횡단보도에 설치된 신호등이 꺼져 있었던 것이 문제"라며 "등교 시간에도 어린 학생들이 횡단보도 앞에서 주춤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사고 구간은 경사로이기 때문에 차량 속도가 더 붙기 쉬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곳이었다"고 토로했다.
이곳의 신호등은 차량이 정체된다는 민원 때문에 꺼져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2021년 신호등 설치 이후 차량 정체가 자주 발생하면서 민원이 지속돼 교통 편의상 차량 신호를 황색 점멸등으로 변경하고 횡단보도 신호등을 껐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2년 동안 접촉 사고 등 관련 교통사고가 발생하지 않았고, 설치 당시 횡단보도 신호등을 켰을 때 정체가 너무 심하다며 민원이 다수 들어와 끄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황색 점멸등은 천천히 서행하라는 의미"라며 "당시 상황을 제대로 보지 못한 운전자의 부주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사고가 발생한 구간은 어린이보호구역이지만 A씨가 성인이라서 민식이법은 적용되지 않는다.
경찰은 트럭 운전자에 대해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보행자 보호 의무 위반 혐의로 입건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과 관할 지자체 등은 27일에 사고 현장 일대를 점검한 뒤 신호 재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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