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비 2조 3,000억원 규모의 국내 최대 해상풍력 프로젝트인 전남 영광낙월 해상풍력 사업이 좌초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 사업에 참여했던 모든 업체가 손을 떼면서, 사업 주체였던 서부발전도 끝내 투자를 철회하기로 했습니다.
이지효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정부에서 추진됐던 국내 최대 규모의 영광낙월 해상풍력 사업이 좌초 위기를 맞았습니다.
한국경제TV 취재 결과, 개발사인 명운산업개발과 함께 이 사업을 추진하던 발전 공기업, 한국서부발전이 출자를 철회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사업성이 떨어지는 데다 최근 금리 인상 등으로 PF도 안됐다"면서 "결국 사업 주체 중 하나였던 서부발전도 손을 뗀 것으로 안다"고 밝혔습니다.
영광낙월 해상풍력은 전라남도 영광에 364MW 규모의 해상풍력 단지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로, 총 사업비는 2조 3,000억원에 달합니다.
서부발전은 '그린뉴딜'을 추진했던 문재인 정부 당시인 2021년 12월 사업에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공기업이 출자를 결정할 때는 정부 허가를 받는데,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모두 이 사업에 참여하는 데 승인했습니다.
지분은 명운산업개발 80.4%, 서부발전 19.6%입니다.
서부발전은 총 490억원을 투입하고, 준공 후 20년 간 운영·유지보수(O&M)를 맡기로 했습니다.
영광낙월 해상풍력은 당초 2024년 12월 준공이 목표로, 올해 상반기 착공이 예정됐습니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금리 인상 등으로 사업비가 크게 늘어난 데다,
설계·조달·시공(EPC) 주관사였던 대우건설과의 협상이 지난 3월 최종 불발되면서 첫 삽을 뜨지 못했습니다.
주기기인 터빈 공급사 베스타스와의 계약도 최근 해지됐습니다.
여기에 하부 구조물 시공사 GS엔텍, 터빈을 설치하는 전용선 운용사 시잭스도 사업 불참을 통보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조선, 발전, 터빈 등 해상풍력을 위한 조건을 어느 하나 갖추지 못한 겁니다. 사업 추진이 어려워지자 서부발전도 투자 철회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획재정부는 서부발전에 대해 "향후 출자 사업에 대해 좀더 신중하게 판단하라"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또 다른 사업 주체인 명운산업개발은 EPC를 재선정하는 등 사업 구도를 재편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새롭게 사업을 추진하려면 앞으로 최대 1년이 더 소요될 전망입니다.
사업이 추진되기 전 출자가 철회돼 국고 낭비는 피했지만,
정부와 공기업이 철저한 사전 검토 없이 수백억 원 규모의 투자에 나섰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한국경제TV 이지효입니다.
영상편집: 이가인, CG: 신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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