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경쟁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지지하는 데 대해 유럽에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고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사우디와의 외교 통상 관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2030 엑스포 개최지로 사우디를 밀어주기로 결정했는데 이에 대해 이탈리아 외에 주요 유럽연합(EU) 국가들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폴리티코가 전했다.
우선 인권침해 문제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배후로 지목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 등으로 인권 단체 중심의 반대가 거센 상황이다.
유럽연합(EU) 국가에서 파견된 BIE 대표단 측 인사는 프랑스가 경제적인 이유로 사우디를 지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노동자 인권을 존중하겠다는 사우디의 약속은 "동화 같은 얘기"라고 꼬집었다.
세계 각국이 국제 행사 유치 과정에서 후보지를 둘러싼 우려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다가 개최 직전에서야 태도를 바꾸는 현실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파리에 주재하는 EU 출신 외교관은 개최지가 확정되고 나서야 "모두 충격받은 척할 것"이라며 "카타르 때도 비슷했다"고 말했다.
앞서 월드컵 유치 과정에서 인권 문제로 비판을 받은 카타르는 자국과 관련된 EU 정책이나 입장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유럽의회에 로비를 벌인 의혹을 받은 바 있다.
이 밖에 벨기에에서 활동하는 한 외교관은 협상 테이블에 돈을 뿌릴 준비가 돼 있는 걸프국가와 유럽 국가가 경쟁하는 건 어려운 일일 수밖에 없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사우디의 경쟁국인 이탈리아의 정치인 니콜라 프로카치니는 이탈리아의 인권 문제를 지적해온 프랑스가 사우디를 지지하는 것 자체가 모순적이라고 비판했다.
한 프랑스 당국 관계자는 사우디가 "프랑스 입장에서 중요한 사안들과 관련해 의무를 다하도록 촉구하기 위해" 지지를 결정했다며 직접적으로 지지를 요청한 국가가 사우디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비영리기구 휴먼라이츠워치(HRW) 관계자는 "엑스포 유치 시도는 지난 몇 년간 사우디가 끔찍한 인권침해에 대한 국제사회 시선을 분산시키기 위해 치르고 있는 막대한 투자활동의 일환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 부산, 사우디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가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 참석, 프레젠테이션(PT)을 하는 등 3파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분위기가 오는 11월 최종 투표에도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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