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0.1~0.2%포인트(p) 하향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0.1%p 낮춘 1.5%에 무게가 실리는 흐름이다.
정보기술(IT) 부진으로 지난 1분기 충격이 컸지만, 물가·고용 지표가 견조하고 무역수지도 개선되고 있다는 진단에 따라 '눈높이 낙폭'을 최소화하는 분위기다.
25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다음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를 앞두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최종 조율 중이다.
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업황이 1분기에 워낙 부진했던 상황 탓에 하향조정은 불가피하다.
기재부 내부에선 '1.4%와 1.5% 중 양자택일만 남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하반기 경기 반등의 강도에 따라 변수가 있지만, 1%대 초반까지 시야를 떨어뜨릴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성장률 전망치는 이달 말 지표까지 지켜봐야 하기에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는 30일 발표되는 '5월 산업활동동향' 지표를 토대로 2분기 성장률을 가늠하고 나서야 보다 정확한 연간 전망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국내외 주요 싱크탱크와 보조를 맞추는 '성장률 1.5% 전망'이 유력하다.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 전망치를 1.6%에서 1.4%로,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8%에서 1.5%로 각각 낮춰잡았다.
국내 민간 연구기관들은 1%대 초반까지 바라보고 있지만, 국제적으로는 1.5%에 컨센서스가 맞춰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6%에서 1.5%로, 국제통화기금(IMF)은 1.7%에서 1.5%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지난 4월엔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로 1.5%를 제시한 바 있다.
주요 경제지표 중에서 고용과 물가에는 다소간 청신호가 켜진 분위기다.
기존 전망에서 10만명을 내다봤던 취업자 증가폭은 30만~40만명 범위에서 등락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 추세와 맞물려 청년층보다는 고령층이 일자리를 주도하는 구조적인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정부 예상보다는 고용시장이 상당히 강하다는 평가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전망치는 기존 3.5%에서 소폭 하향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6~7월 2%대로 둔화했다가 8월부터는 다소간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한 것이다.
하반기 경제를 좌우하는 변수는 역시나 수출이다.
연간 '230억달러 흑자'를 내다봤던 상품수지의 경우, '플러스' 전망을 유지하되 흑자폭은 대폭 하향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상품수지가 5억8천만 달러 흑자전환에 성공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의미다.
한 당국자는 "물가가 안정됐다고 보기엔 이르지만 수치 자체만 보면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빠르게 내려가고 있고, 고용시장도 강하다"며 "국민 실생활에 가장 중요한 물가·고용 지표가 민생을 받쳐주는 상황에서 수출만 플러스로 돌아서면 하반기 성장률이 치고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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