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25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반란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에서) 전에 없었던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CNN 인터뷰에서 "우리는 완전한 정보가 없고 확실히 이 사태가 정확히 어떻게 전개될지를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퇴진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추측하고 싶지 않다. 이것은 무엇보다 러시아 내부의 문제다"라며 직답을 피했다.
그는 "아주 주목할만한 것은 러시아 내부의 누군가가 푸틴의 권한과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그 이유로 제시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위협이라는) 전제에 직접적으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는 것이며 그 자체가 매우 매우 강력하다"고 말했다.
그는 푸틴은 이제 전장뿐 아니라 러시아 내부 상황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면서 반격에 나선 "우크라이나가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이점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세르게이 쇼이구(68) 러시아 국방부 장관 등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비판해온 러시아군 지도부의 교체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보지 못했지만 "이 혼란이 앞으로 며칠, 몇주 간 더 전개될 것"이라며 더 두고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필요한 것을 계속 지원하는 데 매우 집중하고 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의 동맹국과 협력국을 접촉해 긴밀히 조율하고 우크라이나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의 핵무기가 안전하게 보관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러시아의 핵 태세에 변화가 감지되지 않으며 우리도 미국의 핵 태세를 바꾸지 않았다"면서 "매우 매우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NBC 인터뷰에서도 이번 사태를 "푸틴의 권위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으로 규정하고서 "푸틴은 앞으로 수주, 수개월 동안 대응해야 할 온갖 종류의 새로운 문제들이 생겼다"고 평가했다.
그는 모스크바로 향하다가 회군한 바그너그룹 용병들이 다시 우크라이나 전장으로 복귀할지, 러시아 정규군으로 통합될지 등 향후 전개에 대해서는 예측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푸틴의 꼭두각시'로 평가돼온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바그너그룹의 회군 합의를 중재한 배경에 대해서는 "푸틴이 프리고진과 직접 협상하는 수준까지 자신을 낮추고 싶지 않았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블링컨 장관은 ABC 인터뷰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직접 대화하지는 않았지만 러시아 정부가 러시아 내 미국인의 안전을 신경 쓰도록 행정부 당국자들이 러시아 측을 접촉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접촉을 시도했느냐는 질문에 "그러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날 4개 방송사 인터뷰를 한 블링컨 장관은 미중관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독재자라고 부른 것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는 "대통령은 분명하고 솔직하게 말한다"며 "난 그를 위해 20년 넘게 일했으며 그는 우리 모두를 대변한다"고 말했다.
중국이 쿠바에 군사기지를 설치하려는 것과 관련해 중국뿐 아니라 쿠바 정부에도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세계 곳곳에서 군사·정보 발판을 구축하려는 시도를 막거나 지연하려고 외교적으로 노력해왔으며 "일부 성공도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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