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표를 그릴지 몰라도, 악보를 제대로 볼 줄 몰라도
AI를 활용해 누구라도 작곡하고 편곡할 수 있는 시대가 됐습니다.
산업부 박해린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박 기자, 편곡하는 AI가 등장했다고요. 정확히 이게 뭡니까?
<기자>
영상을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예를 들어 원하는 곡을 MP3 파일로 업로드하면 AI가 즉석에서 디지털 악보를 그리고, 이용자가 이 악보를 편곡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아이 빌리브'(I Believe)라는 곡을 MP3 파일로 넣자 30초 만에 해당 악보가 생성됐고요.
이 악보를 현악 4중주의 모차르트나 바흐 스타일로 편곡해 달라고 요청하자 AI가 악보를 말 그대로 '뚝딱' 그려냈습니다.
<앵커>
그냥 그럴듯하게만 그려낸 것 아닙니까?
<기자>
이렇게 AI가 편곡한 악보를 보고 현악 4중주 연주자들이 연주를 했는데,
제 귀에는 손색없는 곡으로 들렸습니다.
현장에서 이 곡의 원곡자인 작곡가 김형석 프로듀서도 같이 감상했는데요.
원곡자의 반응과 제 반응이 크게 다르진 않았습니다.
[김형석 / 프로듀서: 이게 얼마만에 된거죠? (30초 정도 걸렸습니다.) 저라면 이걸 편곡 하는데 이틀은 걸렸을 거예요. 놀랍네요.]
<앵커>
박 기자, 이렇게 편곡이 쉽고, 손색이 없다면
만약 제가 지금 최신 유행하는 곡을 이렇게 뚝딱 편곡해서 저희 뉴스 BGM으로 쓰거나 음반을 내도 되는 겁니까?
<기자>
먼저 이렇게 악보로 변환 가능하려면 원작자에게 악보 생성에 관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현재 지니뮤직이 서비스하는 전체 1,900만곡 가운데 약 70%인 1천300만곡에 대해선 악보 생성이 가능한 상태니까,
원하는 곡이 허가를 받은 곡이면 편곡까지는 가능합니다.
다만 우리 뉴스 BGM으로 써도 되냐고 하셨는데, 그건 지금 당장은 불가합니다.
저작권 문제가 얽혀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생각해도 이렇게 편곡한 곡의 저작권이 원곡자에게 있는 건지, AI에게 있는 건지, 이걸 실행한 인간 편곡자에게 있는 건지 헷갈리잖아요.
여기에 대한 논의가 아직 답보상태이기 때문에 현재는 작업물을 서버 내에만 저장할 수 있고, 외부로 유통하거나 판매하는 건 불가합니다.
<앵커>
아쉽네요.
저작권 문제가 쉽게 해결될 거 같진 않은데요.
그럼 결국 저 혼자 체험해보고 감상하고, 만족하고 이렇게 끝나는 겁니까?
<기자>
저작권 문제를 완벽하게 매듭지을 순 없겠지만
원곡자에게 창출된 수익을 배분해주는 방식으로, 즉 원곡자의 저작권 수익을 보호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조금씩 풀어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이 서비스 또한 올해 중으로 편곡한 음원을 출시할 수 있게 하고, 수익 창출 시 원작자와 수익을 배분할 수 있도록, 2차생산 저작물에 대한 정산 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AI와 협업해 편곡한 곡을 통해 수익 창출이 가능한 시대를 기대해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박 기자, 그럼 얼마면 이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는 겁니까?
<기자>
베타 서비스는 무료고요.
정식 버전의 경우에도 해당 서비스의 가입자라면 기본 프로그램은 무료로, 부분적으로만 유료화를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해당 서비스를 내놓은 지니뮤직 박현진 대표는 "당장은 원작자와 크리에이터, 플랫폼이 상생할 수 있는 AI기반 음악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기 위해서"라고 말했습니다.
이 생태계가 활발히 구축됐을 때 예상치 못한 수익 모델이 발생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는 겁니다.
[박현진 / 지니뮤직 대표: 창작 욕구를 좀 더 사용자 관점에서 쉽게 충족할 수가 있고요. 저작권자 입장에서도 내 음악이 리메이크 만들어서 시중에 유통되면 그 수익만큼은 내가 또 일정 부분 공유할 수 있고요. 거기에 따른 수익 모델은 계속적으로 우리가 생각을 못했던 방향으로도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AI가 악보를 만들어 주고, 편곡까지 도와주는 시대.
아직 저작권에 대한 협의 등 넘어야 할 산은 많지만 AI가 창작 시장을 확대해 가는 데에 대한 공감대 형성에는 한발 더 나아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앵커>
박해린 산업부 기자였습니다.
영상취재: 이창호, 영상편집: 김민영 , CG: 홍기리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