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핵심 정비사업인 모아타운에서 대장격으로 꼽히는 송파구 삼전동이 주민갈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돈 문제입니다. 다른 모아타운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높습니다.
양현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노후된 저층 빌라들이 밀집한 송파구 삼전동 일대.
서울시의 핵심 정비 사업인 '모아타운' 추진이 한창인 곳입니다.
모아타운은 대규모 재개발이 어려운 노후 저층 주거지를 하나로 묶어 대단지 아파트처럼 주택을 공급하는 정비 사업입니다.
삼전동은 약 43만 제곱미터로, 실제 시행된다면 모아타운 사업으로는 최대 규모입니다.
모아타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선 주민 동의율 30%를 채워야 하는데, 최근 일부 주민들 반대에 부딪혀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 있는 이곳은 서울 송파구 삼전동 일대입니다.
보시다시피 건물 외벽에 모아주택을 반대하는 벽보와 설명회를 안내하는 벽보가 함께 붙어 있습니다.
개발을 두고 주민들의 찬반이 극명하게 갈리는 모습입니다]
주민 연령대가 높아 이주를 꺼리는 데다, 건물주의 경우 개발 과정에서 임대수익을 보전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섭니다.
[신정순 / 삼전동 주민: 나이가 많으니까 무슨 재건축을 해서 뭐 하겠냐 싶어서. 세나 받아먹으면서 살자는 거죠.]
[윤옥포: 삼전동 주민: 재개발하면 하루아침에 되나 몇 년 걸릴 거 아냐. 그동안 임대수익은 어떻게 할 거야. 우리는 무조건 반대야. 목숨 걸고 반대야]
반대하는 주민들은 최근 재개발 사업지 곳곳에서 눈덩이처럼 불어난 추가분담금이 본인의 일이 될까 불안합니다.
특히 다세대 주택의 경우 아파트와 달리 감정가 평가에서 이른바 '후려치기'를 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한몫했습니다.
삼전동 모아타운 추진위는 분담금 산정 시기가 모아타운 선정 이후이기 때문에 현재 시세보다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서지훈 삼전동 상단A 통합추진위원장: 주민들께서 분담금이 많이 나오는 게 아니냐고 오해하세요. 분담금을 산정하는 시기는 지금의 시기가 아니고 모아타운으로 선정된 이후입니다. 그때 가치를 반영하기 때문에 지금 계산하는 것보다 훨씬 적게 나올 겁니다.
하지만 모아타운의 경우 아직 성공 사례가 없어 주민들의 의구심은 여전한 상황.
현재 서울시 모아타운 대상지 65곳 중 관리지역으로 고시가 완료된 곳은 5곳에 불과합니다.
서울시는 모아타운 선정을 수시 공모로 전환하는 등 속도를 내려고 하지만, 주민 갈등에 실제 삽을 뜨는 데까지는 난항이 예상됩니다.
한국경제TV 양현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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