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최고행정법원인 국참사원이 29일(현지시간) 여자 축구 선수의 히잡 착용을 금지하는 프랑스 축구협회(FFF)의 정책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국참사원은 이날 성명을 내어 "FFF가 경기의 원활한 운영을 보장하고 충돌과 대립을 방지하기 위해 선수들에게 경기나 스포츠 행사에 중립적인 복장 착용을 의무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참사원은 "정치적, 철학적, 종교적, 또는 노동조합 소속을 보여주는 표식이나 옷을 금지한 FFF의 조치는 적절하고 균형 잡혀있다"며 이를 뒤집어달라는 프랑스 인권연맹(LDH) 등의 요청을 기각했다.
국참사원은 "선수의 안전과 경기 규칙 준수를 보장하기 위해 복장과 장비에 관한 규칙을 정하는 것은 FFF의 책임"이라며 "이를 위해 의견과 신념을 표현하는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히잡을 쓰는 여성 축구 선수들로 꾸려진 '레 이자뵈즈'(Les Hijabeuses)를 대리하는 변호인은 AFP 통신에 이번 결정은 다양성, 다원주의에 기반하는 프랑스 사회 결속력을 해친다고 지적했다.
FFF 측은 국참사원의 판결에 주목한다면서 "프랑스 공화국과 시민적 가치, 그리고 모든 형태의 차별과 싸우고 남녀평등을 촉진하는 데 전적으로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 헌법에는 정치와 종교를 분리한다는 '라이시테'(비종교성) 원칙이 명시돼있고, 초·중·고등학교를 포함한 정부 기관에서는 방문객을 제외하고 히잡 등 종교적 색채를 띠는 복장 착용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국참사원 판결에 앞서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부 장관은 "축구를 하거나, 스포츠 경기를 할 때 종교적인 옷을 입어서는 안 된다"며 "당신 앞에 있는 사람이 어떤 종교를 믿는지 알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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