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부터 '만 나이 통일법'이 시행돼 우리 국민 나이가 한두살씩 어려졌다.
2003년 7월 1일 출생자라면 종전 '세는 나이'로는 30일 현재 21세지만 공식 나이인 '만 나이'로는 19세로 아직 10대다.
세는 나이가 날짜와 상관없이 태어난 해를 1세로 삼고 새해가 되면 1세씩 더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만 나이는 태어난 해를 0세로 삼고 생일이 지날 때마다 1세씩 더해 계산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같은 날 태어난 북한 주민의 나이는 몇 살일까.
북한에서는 이미 1980년대부터 공식적으로 만 나이를 사용하고 있어 2003년 7월 1일 태어났다면 한국과 같은 만 19세다.
북한에서는 소학교(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6세로, 공민증 지급 나이를 만 16세로 규정하는 등 입학이나 공문서 작성 등 공식적인 경우 만 나이를 적용하고 있다.
환갑잔치 등도 만 나이를 기준으로 치른다.
올해 김일성 생일(태양절·4월 15일) 111주년, 김정일 생일(광명성절·2월 16일) 81주년 모두 만 나이를 기준으로 기념했다.
12월생인 일부 탈북민은 한국에 와서 만 나이 대신 세는 나이가 적용되면서 한꺼번에 2살이 늘어나 당황스러웠다고 했다.
북한이 공식적으로는 만 나이를 채택하고 있지만 많은 북한 주민은 여전히 일상생활에서 북한식 세는 나이를 사용하고 있다.
일부 탈북민은 평소 북한식 세는 나이를 사용했고 중국에서 북송돼 재판받을 때 판결문에서나 드물게 만 나이를 볼 수 있었다고 했다.
북한식 세는 나이는 한국식 세는 나이와 달리 현재 연도에서 자신이 태어난 연도를 빼서 계산한다.
한국의 '연 나이' 계산법과 같아 2003년 출생자라면 출생일과 관계 없이 모두 20세가 된다. 북한에서는 연 나이라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고 있다.
연 나이는 생일과는 무관하게 단순히 현재 연도에서 태어난 연도를 빼서 계산한다. 연 나이는 만 나이 통일법 시행 이후로도 취학연령, 주류·담배 구매, 병역 의무, 공무원 시험 응시 등에 계속 적용된다.
북한 주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주로 북한식 세는 나이를 사용했지만 어려 보이기 위해 만 나이를 사용하는 사례도 있었다.
다만 일부 탈북민은 역사가 오래된 한국식 세는 나이처럼 태어난 해를 1세로 삼았다고 말해 세는 나이 계산법이 통일되지는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한 탈북 방송인은 "만 나이로 하면 같은 해 태어나도 언니, 오빠를 따져야 해 불편했기 때문에 주로 (북한식) 세는 나이로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렸을 때는 나이 들어 보이려고 세는 나이를 많이 썼는데 주로 남성들이 세는 나이를 강조했다"며 "나이가 들면서 어려 보이려고 만 나이를 사용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사진=평양 연합)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한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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