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기업들이 AI 열풍에 힘입어 상반기 증시를 견인한 가운데, 하반기 빅테크 기업의 주가 전망을 두고 월가에선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빅테크 장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론이 있는가 하면 끝물이라며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박찬휘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올 상반기 나스닥 지수 상승률은 31.7%.
빅테크 기업 강력한 상승세에 힘입어 1983년 이후 40년 만에 상반기 기준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월가 강세론자들은 빅테크 주가가 상반기에 가파르게 올랐지만 하반기에도 여세가 이어질 것으로 점칩니다.
경제 전문방송 CNBC가 월가 전문가 400여명을 대상으로 하반기 빅테크 전망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47%가 유망하다고 봤고, 37%는 고평가됐다고 답했습니다.
[댄 아이브스 / 웨드부시 연구원 : 많은 약세론자들이 여전히 회의적이지만 저는 지금이 새로운 기술주(AI) 랠리의 서막이라고 믿는 분위기가 이제 막 시작됐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브스 연구원은 기술주 상승세 지속에 힘입어 하반기 증시가 15% 더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국내 증권가에서도 하반기 빅테크 강세를 점치는 의견이 적지 않습니다.
[최보원 /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 (상승) 속도는 둔화될 수 있지만 (빅테크 랠리는) 3~4분기 초반까지 이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수요가 개선되는 측면에서 매출이 더 늘어날 수 있고,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후반에 접어든 만큼 비용 압력을 높였던 요인들이 완화될 수 있습니다.]
최 연구원은 하반기 대규모 국채 공급에 따른 유동성 경색이 기술주 발목을 잡을 수 있겠지만, 현금 흐름이 충분한 빅테크 기업은 큰 충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반면 약세론자들은 올해 상반기 증시를 견인한 AI 열풍의 끝이 임박했다며 하반기에는 증시 급락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미국 증시 11개 섹터 중 기술주와 커뮤니케이션 섹터, 반도체가 포함된 경기 민감주가 상반기에 30% 넘게 급등한 동안, 나머지 섹터는 상대적으로 덜 오르거나 약세를 보였습니다.
미중 갈등 심화, 러시아 정국 리스크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빅테크를 중심으로 차익실현 움직임이 본격화되면 미국 증시 전반에 걸쳐 패닉셀이 나올 수도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약세론자들은 보유한 포트폴리오에서 기술주 일부를 차익 실현하고 금이나 달러, 채권 등 안전자산의 비중을 늘려 분산투자를 통해 위험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한국경제TV 박찬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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