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냉방으로 인한 전력 수요 폭증 외에도 한국전력을 골치 아프게 만드는 요소가 있다.
까마귀 떼로 인한 여름철 정전이 최근 3년 새 대구와 경북 남부지역에서 두배나 늘었지만 이를 막을 뚜렷한 대책이 없어 한국전력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3일 한국전력 대구본부에 따르면 까마귀 접촉으로 인한 정전은 2020년 33건, 2021년 46건, 2022년 68건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지역별로는 경주 44건, 대구 28건, 성주 15건 등이었다. 이같은 사고는 주로 6∼8월 여름에 집중됐다.
정전은 까마귀 무리가 전선에서 쉬다가 한꺼번에 날 때 합선이 발생하거나 까마귀 날개가 특고압 전선에 부딪히는 바람에 주로 발생했다.
한전은 까마귀 접촉 정전이 늘어나는 원인을 개체수의 증가로 봤다. 한전에 따르면 지난 24년간 까마귀 수는 19배 증가했다.
까마귀 수를 줄이는 것 외에 방지할 방도가 없지만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돼있지 않아 한전이 포획 활동에 나서기도 어렵다.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환경부령으로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돼있으면 시장·군수·구청장의 허가를 받아 포획 활동에 나설 수 있다.
반면 까치는 '전주 등 전력시설에 피해를 주는'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돼있다. 까치로 인한 2020∼2022년 정전은 103건으로 같은 기간 까마귀보다 적었다.
한전 관계자는 "까마귀가 전선 어디에 앉을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포획에는 제도상 어려움이 있어 뚜렷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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