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지 않은 美 노동시장
커지는 금리 인상 전망
오늘 우리가 한 발 더 깊게. 또 더 넓게 살펴봐야 할 월가 소식들 짚어보시죠. 간밤 노동 지표가 여러 개 발표됐습니다. 발표된 노동 지표들은 아직 노동 시장이 식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었는데요. 어제 발표된 6월 FOMC 의사록은 아직 과열된 노동 시장과 높은 인플레이션 때문에 추가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하고 있었죠. 그렇기에 시장은 더욱 해당 지표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늘은 간밤 나온 노동 지표들과 관련 분석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시장이 가장 크게 놀란 지표입니다. 6월 ADP 민간고용부터 짚어볼텐데요. 현지 시각 6일 민간 고용정보업체 ADP가 집계한 6월 민간 부문 고용은 49만 7천 건 증가로 나타났습니다. 시장 예상치는 22만 개였는데요. 이를 두 배 이상 웃돌았고요. 또, 전달의 26만 7천 건 역시 상회했으며, 작년 7월 이후 최대폭 증가를 보였습니다. ADP 민간 고용 보고서는 보통 노동부가 공개하는 비농업 고용보고서 전에 발표됩니다. 블룸버그는 ADP 민간 고용보고서가 노동부가 발표하는 고용보고서와 완전히 관련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전체 고용 상황에 대한 힌트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했고요. 따라서 시장이 예상을 훨씬 웃도는 수치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고 봤습니다. 그나마 임금 상승률은 6.4%로 전월의 6.6%보다 상승 폭이 약간 줄었는데요. 하지만 아직 이는 높은 수준입니다.
그럼 섹터별로도 뜯어볼까요. 레저와 접객업에서 23만 2천 개의 일자리가 늘며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고요. 이외에도 건설업과 무역·운수·유틸리티 역시 각각 9만 명 이상 증가했습니다. 한편 제조업에서는 일자리가 감소하는 흐름을 보였는데요. 제조업은 위축되고, 서비스업은 확장하고 있는 현재 미국 상황과 비슷한 모습이죠.
그렇다면 ADP 민간 고용을 두고 어떤 분석들이 나오고 있는지도 짚어볼까요.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노동 공급이 늘어날 가능성은 매우 작다며, 이런 상황에서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노동 수요를 잡으려고 할 것이라고 했는데요. 노동 수요를 잡기 위해 결국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노동 공급과 수요가 맞지 않는 현상이 지속되면 임금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인데요. 찰스 스왑 역시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졌다고 봤고요. 웰스파고는 노동 시장이 견고하다고 강조하면서도 리오프닝 효과가 점차 줄며 점진적으로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열어뒀는데요.
간밤 ADP 민간고용보고서와 함께 노동부의 구인이직보고서도 공개됐는데요. 5월 민간 기업 구인 건수는 982만 건으로 4월보다 약 49만 건 감소하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시장 예상치였던 1천 만 건을 하회했지만, 아직 3월보다 많습니다. 이외에도 실업자 1명당 일자리 수는 1.6개로 둔화하는 흐름을 이어갔는데요.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4월 민간기업 구인 건수가 급증한 이후 노동 수요와 공급이 다시 균형을 맞춰가고 있지만 아직 노동 시장은 과열됐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눈에 띄었던 건 자발적 퇴직자 수인데요. 감소 추세를 보이던 자발적 퇴직자 수는 4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고요. 블룸버그는 이를 두고 특히 아직 노동 시장 내 다른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여전하다고 봤습니다.
이날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의 감원 보고서도 발표됐는데요. 6월 감원 계획은 4만 709명으로 전월 대비 49% 급감했습니다. 20022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데요. 하지만 작년과 비교했을 때는 25% 증가한 수준입니다.
현지 시각으로 매주 목요일 발표되는 주간실업보험청구 건수도 공개됐는데요. 24만 8천 건으로 전주 대비 상승했고, 예상치 역시 웃돌았습니다. 하지만 아직 낮은 수준을 나타냈습니다. 이렇게 하루에 지표가 여러 개 발표되다 보니 좀 헷갈리는데요. 그런 만큼 종합적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큰 흐름 상 노동 수요와 공급 불균형이 점차 균형을 찾아가고 있는 건 맞아 보입니다. 노동 공급 대비 수요를 알 수 있는 실업자 1명당 일자리 수는 1.6개로 둔화하는 흐름을 이어갔고, 임금 상승세도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죠. 하지만, 감원이 급감하고 구인건수는 아직 높은 수준을 보이는 등 노동 시장 과열은 여전합니다.
앞서 분석을 통해 살펴봤듯 결국 노동 시장이 아직 뜨겁다는 건 연준이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말이죠. 이런 전망을 반영해 오늘 장 국채 금리는 급등했는데요. 통화정책을 가장 잘 반영한다는 2년물 국채금리는 장 중 5.1% 상승해 2006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왔고요. 10년물 국채금리도 지난 3월 이후 처음으로 4%를 웃돌았습니다.
금리 선물 시장에도 금리 인상 전망은 반영됐는데요. 당장 이번 달 7월 FOMC에서 연준이 다시 베이비스텝에 나설 가능성은 92%로 올라왔고요. 9월 회의에서 기준금리 상단이 5.75%까지 오를 가능성. 그러니까 7월 베이비스텝 후 9월에도 베이비스텝에 나설 가능성은 전날의 18%에서 28%로 상승했습니다.
현지 시각으로 7일, 우리 시간으로 오늘 밤에는 노동부의 비농업 고용보고서가 공개됩니다. 일단 시장 예상치는 24만 명 증가로 전월의 33만 9천 명에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하지만 시장은 혹시 노동부의 발표 역시 앞서 짚어본 ADP 민간고용처럼 큰 폭으로 증가했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결국 연준이 얼마나 금리를 더 올리느냐는 노동 시장과 인플레이션 지표에 달린 만큼 오늘 밤 나올 지표도 주시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월가 인사이드, 이예은이었습니다.
한국경제TV 제작1부 정연국 PD
ykjeon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