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부진 속에서도 5월 경상수지가 한달만에 흑자로 반등했습니다.
상품수지가 두달째 흑자를 이어갔고, 법인세 부담이 줄자 기업들의 해외 자본이 국내로 들어오면서 본원소득수지가 흑자로 돌아선 영향이 컸는데요.
정부와 한은은 "경상수지 저점이 지났다"고 진단했지만, 반도체 부진과 엔저 등 변수도 많아 본격적인 회복 궤도에 올랐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전민정 기자입니다.
<기자>
5월 경상수지는 19억3천만달러 흑자. 흑자 규모는 지난해 12월 이후 최고치입니다.
앞서 4월 7억9천만달러 적자에서 한 달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겁니다.
상품 수출액과 수입액의 차이인 상품수지도 두달 째 흑자 행진을 이어갔고, 서비스수지도 적자 폭이 줄었습니다.
무엇보다 경상수지 반등에 효자노릇을 톡톡히 한 건, 임금과 배당, 이자 흐름을 반영하는 본원소득수지였습니다.
한국 기업의 해외 현지법인 등이 국내로 송금하는 배당금이 늘자, 배당소득 수지는 한 달 새 5억5천만달러 적자에서, 9억달러 흑자로 급증했습니다.
정부가 국내에 유입되는 해외 법인 소득에 대한 법인세를 95%까지 깎아주면서 세금을 피해 해외에 머물던 기업들의 '자본 리쇼어링'이 활발해진 겁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앞으로도 경상수지가 흑자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동원 /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 : 상품수지 개선세가 하반기에 본격화될 겁니다.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이제 저점은 벗어났다, 그래서 회복을 보이는 국면으로 진입했다고….]
한은이 예측한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240억 달러. 그러나 전문가들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200억달러도 어렵다는 비관 섞인 전망을 내놓습니다.
상품수지는 에너지가격 하락에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크게 줄어 생긴 '불황형 흑자'의 모습이었고,
해외 여행 급증에 엔저 현상, 선박업 불황까지 겹쳐 서비스수지의 적자 탈출까지도 여전히 갈 길이 멀기 때문입니다.
[신세돈 /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 : 상품수지가 기본적으로 수입이 줄어서 흑자가 난 건데, 원자재 가격은 이미 떨어질 만큼 떨어졌거든요. 흑자가 나도 몇 억달러 수준에 불과할 겁니다. 서비스수지 흑자 유인도 없습니다. 여행수지가 비중이 가장 큰데 어마어마한 적자잖아요.]
현대차가 올해 해외법인으로부터 7조8천억원을 국내로 들여오기로 하는 등 대기업들의 국내 투자 확대에 본원소득수지 흑자 규모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
하지만 반도체 등 수출 회복 시점을 장담할 수 없는데다, 국내 여행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뚜렷한 대책도 보이지 않아 전체 경상수지의 흑자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걷히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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