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규제 압박을 받고 있는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내부에서부터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바이낸스의 고위 임직원들이 줄줄이 퇴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법률고문이자 자오창펑 최고경영자(CEO)의 개인 변호사였던 혼 응은 자오 CEO와의 의견 충돌 끝에 쫓겨나다시피 물러났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그밖에 두 명의 사내 변호사도 최근 퇴사했다.
매슈 프라이스 글로벌 조사·정보국장도 자신이 얼마 전 바이낸스에서 퇴사했다고 WSJ에 확인했다. 미 연방 국세청 사이버범죄 조사관 출신인 프라이스는 각국 법집행 당국과 바이낸스 사이의 업무를 조율하던 핵심 인물이었다.
패트릭 힐먼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전날 트위터를 통해 퇴사 사실을 공개했고, 컴플라이언스 부문 수석부사장인 스티븐 크리스티도 가족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회사를 그만둔다고 이날 밝혔다.
일반 직원들을 대상으로도 구조조정의 찬바람이 몰아치는 분위기다. 바이낸스는 지난주 직원 수십 명을 해고하면서 일부 대상자에게는 '정리해고'라고 통보했다고 한다.
지난 2019년 설립된 바이낸스 미국 거래소(바이낸스US)에서도 최근 50여 명을 해고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바이낸스가 흔들리는 것은 지난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소송에 이어 연방 법무부의 기소 가능성도 높아지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바이낸스 내부에서는 법무부가 곧 회사와 자오 CEO를 기소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법무부는 바이낸스가 돈세탁 방지에 관한 규제를 위반한 혐의에 관해 조사 중이라고 앞서 미 언론들이 보도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오 CEO는 현직에서 물러나거나 회사 경영권을 포기하는 방안에 대해 선을 긋고 있지만, 다수 임직원들은 자오 CEO의 '버티기'가 오히려 바이낸스의 생존을 위태롭게 만든다고 생각한다고 한 전직 임원이 WSJ에 전했다.
임원들은 SEC가 실무진 차원의 대화를 중단하고 지난달 갑자기 소송을 제기한 것에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후 자오 CEO는 미국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자택에만 대부분 머물고 있다고 WSJ은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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