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운데 전 세계 석유화학 산업은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인한 수익 악화에 직면했습니다.
석유화학의 핵심 원료인 에틸렌 재고가 쌓이고, 기업들은 제품을 수출해도 이윤이 거의 남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김종학 기자입니다.
<기자>
중국이 올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석유화학 제품 생산 국가에 오를 전망입니다.
중국은 올해 하반기부터 2037년까지 연산 약 3천만톤의 에틸렌 종합 생산 설비를 가동할 예정입니다.
중국 국영기업인 시노펙과 세계 최대 정유사 사우디 아람코 합작 설비 등 모두 조 단위, 12개 프로젝트가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 중입니다.
전 세계 에틸렌은 2021년 기준 미국이 4,427만톤, 중국이 4,368만톤을 공급하고 있는데, 중국이 격차를 늘려 시장 공급량을 주도하게 되는 겁니다.
신용평가사 분석에 따르면 중국은 이번 설비 증설이 일부 마무리되는 2025년이면 자국 내에서 플라스틱과 고무 등을 생산할 중간 원료를 100% 이상 수급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게 됩니다.
문제는 이러한 석유화학 제품의 공급을 감당할 만한 수요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기업들의 실적 하락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겁니다.
전 세계 2위 원유 소비국가인 중국은 석 달째 제조업 지표 하락에 생산자 물가는 마이너스(-5.4%)를 기록하면서 디플레이션 위험에 직면해 있습니다.
중국 내에서 소비하지 못한 에틸렌을 주변국인 인도, 베트남, 튀르키예 등으로 물량을 돌리고 있지만, 가격 하락을 방어하기엔 역부족입니다.
이 여파로 우리나라 기업들이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정제마진은 올들어 80% 이상 하락해 한때 배럴당 2달러를 밑도는 등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들어 국제 유가는 사우디 등 산유국이 수요 조절과 전 세계 여행 수요 증가, 정제 시설 사고로 배럴당 70댤러선을 지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에너지 에스팩트(Energy Aspects) 등 시장 분석기관은 하반기에도 공급 과잉으로 인한 정제마진 하락 압력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인 경기 둔화 위험이 지속되는 가운데 유가 하락이 재차 이어질 경우 석유화학 기업들은 수익 하락과 재고 평가 손실 등 이중고로 고전할 위험에 놓여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종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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