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뭐라고 했길래…'실언' 비난 봇물

입력 2023-07-11 05:41   수정 2023-07-11 07:20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정부 정책을 홍보하는 연설을 하며 이웃 국가인 우루과이를 '저격'하는 듯한 실언을 해 눈총을 사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우루과이 일간지 엘옵세르바도르와 아르헨티나 일간지 라나시온에 따르면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전날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가스관 부분 준공식에 참석해 정부 역점 사업의 첫발을 축하했다.

전임 대통령인 키르치네르(2003∼2007년 재임·2010년 사망) 이름을 딴 이 가스관은 네우켄주 테트라옌에서 부에노스아이레스주 사이켈로를 잇는 573㎞(1구간) 규모로, 아르헨티나에 풍부하게 매장된 천연가스를 수송하기 위해 만들었다.

이날 행사에는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 부인이자 대통령을 역임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부통령도 자리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국가 기반 시설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웃인 우루과이의 물 위기를 사례로 들었다.

그는 "(인류에게) 가장 큰 도전은 기후변화인데, 그것은 이미 목격되고 있다"며 "우루과이는 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우루과이 수도) 몬테비데오에서는 수도꼭지를 틀어도 물이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론 우루과이 정부는 수도권에 염분 농도 높은 강 하구 쪽 물을 수도권 젖줄인 파소 세베리노 저수지 물과 혼합해 공급하고 있다. 아예 물이 나오지는 않는 상황인 것은 아니다.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물 부족 문제로 가뜩이나 신경이 곤두선 우루과이 정부의 즉각적인 반응을 불러왔다.

루이스 라카예 포우 우루과이 대통령은 이날 현지 취재진에 "나쁜 의도로 그랬을 수 있지만, 이건 아닌 것 같다"며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단순히 잘 몰랐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인터넷으로만 찾아봐도 현재 우리 상황이 어떤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아르헨티나는 국경을 일부 맞댄 우루과이 해갈에 도움을 주기 위해, 이동성을 갖춘 정수(수처리) 시설을 지원할 뜻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우루과이 정부는 최근 며칠간 내린 비로 수도권 저수지의 저수율이 약간이나마 상승했다고 전했다.

지난 9일 기준 우루과이 수도공사(OSE) 최신 보고서를 보면 6천700㎥의 물을 가둬놓을 수 있는 파소 세베리노 저수지의 저수율은 2.3%(156만5천255㎡)로, 지난 5일 1.7%(111만7천482㎥)에서 아주 소폭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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